장미의 계절(12.06.01) 내 삶에 절정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있다면 어느 때인가. 이거다 하는 순간이 없다면, 없는 게지. 꽃이 아름다운 것은 일생의 열망이 한 순간으로 응집하여 발현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뺄수도 보탤 수도 없는 절정의 순간. 교정에 장미가 피어 있다. 저 홀로 찬란하게 피우고 진다. 삶의 그림 2012.06.03
초파일 밤, 무량사(12.05.28) 여느 해처럼 올해도 초파일 저녁 무량사를 찾았다. 작년엔 절마당이 등도 거의 꺼져 있고 파장처럼 스산해 많이 서운했는데, 올해엔 초입부터 어둠 속에 고운 등이 제대로 켜져 길을 인도하고 절안에도 예년보다 등이 다채로웠으며 여러 해 방문 중에 처음으로 탑돌이도 볼 수 있었다. 비.. 삶의 그림 2012.05.29
꽃을 봐야 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12.05.20) 이십여 년을 살아온 집인데 마치 처음인양 우루루 피어난 꽃들에 새삼 감격하는 요즘이다. 뜰 관리를 방치한 뒤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는데, 어느 결엔가 잡초들까지 화초로 인정, 수용한 참이다. 정말 잡초의 꽃도 꽃이거니와, 혹시 인정 안하면 제초를 해야 한다는 의무가 너무 버겁기도.. 삶의 그림 2012.05.21
나는 부자다(12.05.17) 벚꽃이 질 때는 내 삶도 뚝뚝 저버리는 양 마음이 호들갑스럽게 허망했다. 이제 봄의 막바지, 내 자그마한 화단에 또다른 꽃들이 피어 나를 위무하고 있다. 화단이 크지도 않고,잡초반 화초반이지만, 그 구분이 무슨 의미리 자기 합리화를 하며 방치했더니 애기똥풀이 저도 화초인양 뻔뻔.. 삶의 그림 2012.05.17
양화중 올해 첫 연꽃(12.05.14) 현관 앞 수조에 처음으로 핀 연꽃입니다. 그 비좁은 수조 안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니 다시금 이렇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냈습니다. 기특하고 고맙지요. 너른 못이 아니어도 아름다움에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삶의 그림 2012.05.16
나의 탐욕(12.05.15) 파장 전에 부랴부랴 가서 사온 모종들. 블루베리 두 그루 30,000포함, 66,000원 어치. 땅콩 60포기, 고구마 줄기 한단, 그리고 상추, 아삭이고추, 피망, 가지, 오이, 참외, 대파... 시장에 가보니 온갖 모들이 다 있어서 다 사고 싶은욕심이 불끈거렸으나, 첫 농사에 모값도 못할까봐 나름 신중하.. 삶의 그림 2012.05.16
만주정벌의 각오로(12.05.15) 오늘은 언젠가부터 민망한 날이 되어버린 스승의 날, 충남은 대개 교육자대회를 한다. 학생들은 학교를 쉬고 교사들은 체육대회나 학교자체 행사를 한다. 어찌 되었던 여유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니 고맙긴 한 날이다. 십여년을 묵힌 집뒤 묵정밭에 마침내 손을 대기 시작했다. 믿거나 말거.. 삶의 그림 2012.05.15
서울살이가 부러울 때(12.5.13) 벼르던 대로 서울구경 했습니다. 보고 싶던 영화도 보았고, 부암동 뒷길도 걸어 보았고 미술관도 가고, 뭐, 콧바람 실컷 쐬었습니다. 솔직히 시골살이에 큰 불만은 없지만 어디 관람 한 번 하려면 거창하게 움직여야 하니 그 점이 가장 아쉽지요. 그러니 공연장이나 갤러리 옆에 사는 사람.. 삶의 그림 2012.05.14
보령댐 주변, 초록의 향연(12.05.13) 이미 초하의 날씨다. 볕이 강해서 나무 그늘로만 기어 들면서도 사위를 둘러보면 어디든 초록이어서 나조차 같은 색깔로 물이 드는 느낌이다. 숲에 누워 나도 그 초록에 녹아들면 어찌 행복지 않을까. 오월의 초록은 아직은 청춘의 싱그러움과 미숙한 여림도 공존하며 한여름의 압도적인.. 삶의 그림 201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