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질 때는 내 삶도 뚝뚝 저버리는 양 마음이 호들갑스럽게 허망했다.
이제 봄의 막바지, 내 자그마한 화단에 또다른 꽃들이 피어 나를 위무하고 있다.
화단이 크지도 않고,잡초반 화초반이지만, 그 구분이 무슨 의미리 자기 합리화를 하며 방치했더니
애기똥풀이 저도 화초인양 뻔뻔스레 화단을 다 점령해 버렸다.
그래라, 태초부터 화초였던 게 어디 있으랴. 그만하면 너도 화초라 해도 무방하게 이쁘다. 다만 번식력이 너무 좋은게 기피원인이구나.
몇 가지 되지도 않는 것들이 제각각 다른 색깔로 내 눈과 마음을 므훗하게 하는구나.
미처 찍지는 못했지만 장미도 피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부지런히 잘 다듬어주마.
어제도 오늘도 새 모종을 사다 심었다.
얼마나 많은 종류를 심었는지 헤아리기가 어렵다.
모종 백화점이라고 봄이면 늘 노상에 전을 벌이는데가 있는데,
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어린 싹들이 꽃보다 더 이쁘고 탐이 난다.
욕심껏 사들였더니 아래 표와 같은 종류을 구비하였다. 그런데 누가 자꾸 호박을 심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어쩔꼬...
사실 나는 하루 점심 한끼 밥을 먹으면 더 이상 밥먹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는다.
계란, 두유, 빵이나 시리얼, 과일...이런 식으로 아침 저녁을 때운다. 아주 드물게 김치가 땡길 때 김치 먹으려고 밥을 먹는다.
그러니 일주 일에 한 번 밥을 지어도 그냥 냉장고에 처박아 둘 따름.
그런데 어쩌자고 이런 야채를 심느냐고? 그냥 이뻐서라고 해 두자. 정말 너무 이쁘다.
물주려고 삼십미터 짜리 호스도 장만했다. 저녁에 쏴아 물을 흠씬 주며 내일은 몇 센티쯤 자라있을 것 같은 망상을 한다. ㅋㅋ
이 많은 것들 누가 다 먹나? 상추나 토끼가 먹어줄래나. 하지만 모르지. 이런 것들을 기르면 채소를 먹기 위해 밥을 지을지도.
나의 재산 목록
고구마 | 무수한 포기 | 방울토마토 | 6포기 |
땅콩 | 60포기 | 찰토마토 | 6포기 |
가지 | 6포기 | 대학찰옥수수 | 12포기 |
수박 | 6포기 | 대파 | 10포기 |
참외 | 6포기 | 강남콩 | 12포기 |
오이 | 6포기 | 블루베리 | 2그루 |
고추 | 6포기 | 쑥갓 | 10포트 |
피망 | 6포기 | 아욱 | 10포트 |
파프리카 | 6포기 | 또 뭐가 추가되려나? | |
상추 2종 | 20포기 |
내 화단의 꽃들. 아이리스, 금낭화, 라일락,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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