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나는 부자다(12.05.17)

heath1202 2012. 5. 17. 23:54

벚꽃이 질 때는 내 삶도 뚝뚝 저버리는 양 마음이 호들갑스럽게 허망했다.

이제 봄의 막바지, 내 자그마한 화단에 또다른 꽃들이 피어 나를 위무하고 있다.

화단이 크지도 않고,잡초반 화초반이지만, 그 구분이 무슨 의미리 자기 합리화를 하며 방치했더니

애기똥풀이 저도 화초인양 뻔뻔스레 화단을 다 점령해 버렸다.

그래라, 태초부터 화초였던 게 어디 있으랴.  그만하면 너도 화초라 해도 무방하게 이쁘다.  다만 번식력이 너무 좋은게 기피원인이구나.

몇 가지 되지도 않는 것들이 제각각 다른 색깔로 내 눈과 마음을 므훗하게 하는구나.

미처 찍지는 못했지만 장미도 피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부지런히 잘 다듬어주마.

 

어제도 오늘도 새 모종을 사다 심었다.

얼마나 많은 종류를 심었는지 헤아리기가 어렵다.

모종 백화점이라고 봄이면 늘 노상에 전을 벌이는데가 있는데,

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어린 싹들이  꽃보다 더 이쁘고 탐이 난다.

욕심껏 사들였더니 아래 표와 같은 종류을 구비하였다. 그런데 누가 자꾸 호박을 심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어쩔꼬...

사실 나는 하루 점심 한끼 밥을 먹으면 더 이상 밥먹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는다. 

계란, 두유, 빵이나 시리얼, 과일...이런 식으로 아침 저녁을 때운다. 아주 드물게 김치가 땡길 때 김치 먹으려고 밥을 먹는다.

 그러니 일주 일에 한 번 밥을 지어도 그냥 냉장고에 처박아 둘 따름. 

그런데 어쩌자고 이런 야채를 심느냐고?   그냥 이뻐서라고 해 두자.  정말 너무 이쁘다. 

물주려고 삼십미터 짜리 호스도 장만했다.  저녁에 쏴아 물을 흠씬 주며 내일은 몇 센티쯤 자라있을 것 같은 망상을 한다. ㅋㅋ

이 많은 것들 누가 다 먹나? 상추나 토끼가   먹어줄래나.  하지만  모르지. 이런 것들을 기르면 채소를 먹기 위해 밥을 지을지도.

 

나의 재산 목록 

 고구마  무수한 포기  방울토마토  6포기
 땅콩  60포기  찰토마토  6포기
 가지  6포기  대학찰옥수수  12포기
 수박  6포기  대파  10포기
 참외  6포기  강남콩  12포기
 오이  6포기  블루베리  2그루
 고추  6포기  쑥갓  10포트
 피망  6포기  아욱  10포트
 파프리카  6포기  또 뭐가 추가되려나?  
 상추 2종  20포기    

 

 

 

내 화단의 꽃들.  아이리스, 금낭화, 라일락, 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