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베고 자는 깨비(2018.12.3) 늘 더 높이 더 높이. 우리 깨비가 정복하지 못한 곳은 우리집에 없습니다. 장롱 위, 책꽂이 위, 냉장고 위, 어디든 한 번은 우리 깨비가 누워 있던 곳입니다. 냉장고 위가 우리집처럼 깨끗한 집은 찾기 힘들 겁니다. 깨비 하얀 옷 더럽힐 세라 내가 광나게 닦아놓았거든요. 제 곁에 .. 울애기 2018.12.03
이렇게 평화로울 데가......(18.12.3) 요즘 먹으로 낙서 비슷하게 끄적이는 취미가 생겼는데 그림 그릴 준비만 하면 깨비가 이렇게 탁자 한자락 차지해 눕는다. 화선지 펄럭이면 사냥놀이 하려들고 백옥같은 몸에 먹물 뭍을까 걱정도 되고 간간히 붓 씻은 물을 할짝이기도 해 성가시기도 하지만 깊은 밤 내 곁에 어여.. 울애기 2018.12.03
좌제니 우깨비(18.10.5) 깨비의 감당 못할 장난으로부터의 제니 피신처는 나다. 내 곁에 있으면 깨비가 감히 저를 어쩌지 못안다는 것을 진즉 간파한 제니는 내가 앉아있거나 누워 있으면 어김없이 내 곁에 자리를 잡는다. 오늘도 그러했는데 이를 아니꼽게 지켜보던 깨비도 내 한켠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 울애기 2018.10.06
바이칼 호에 간 깨비(18.10.3) 지난 여름 바이칼 호숫가에 앉아 그 푸르고 맑고 너른 호수를 뉘에게 보여줄까 하다 불러낸 아이가 바로 깨비다. 왜 깨비였느냐면 우선 그 누구보다 가장 보고팠고, 다음으론 바이칼의 물빛과 가장 잘 어우러질 깨끗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끝내고 와보니 이 깨비는 더 이상 어린.. 울애기 2018.10.03
깨비의 독서법(18.9.6) 돋보기를 쓰고도 흐린 눈으로 전투처럼 독서를 이어가는 나에 비하면 우리 깨비는 얼마나 느긋하고 편하게 책을 읽는지. ㅎ. 저렇게 책에 손을 얹거나 베고 책내용을 쭉쭉 흡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듬. 울애기 2018.09.06
약 먹기 싫은 구름이(18.3.9) 구름이가 떠난 게 4.23일이니 떠나기 보름 전 촬영된 것이다. 컴퓨터 수리를 맡기느라 백업해둔 자료에서 찾은 것이다. 구름이는 심장병(심근비대) 진단을 받고 투병 시작한 후 일년을 조금 못 견디고 떠났다. 아침, 저녁으로 먹는 약을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었으니, 하루도 집을 비우지 .. 울애기 2018.06.28
생명을 거두는 일(18.6.19) 고양이 한마리가 내 울안에 눌러 앉을 모양이다. 이 아이는 내가 집뒤 텃밭에서 일할 때나 길고양이 밥 줄 때 몇 번 마주했던, 경계심이 많아 눈만 마주쳐도 줄행랑을 놓던 녀석이다. 혹시 몰라 집 뒤에 밥을 놓아줬는데 밤손님처럼 다녀가는지 가끔 창턱에 앉아있던 제니와 깨비.. 울애기 2018.06.19
구름이 떠나다(18.4.23) 일년 가까이 투병을 하던 구름이가 떠났다. 만 네살도 다 채우지 못한 짧은 생이다.(2014.5.21-2018.4.23) 요며칠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훨씬 위태롭던 시기가 있었고 식욕도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었기에 곧 호전되리라 생각했었다. 지난 겨울 내 장미 몇포기를 맡아 추위에도 잘 지켜준.. 울애기 201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