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하필 회식을 보신탕 집에서 하네요. 견디고 있다가 속이 않좋아 슬그머니 나와 구드래공원 벤취에 앉아 있어요. 좋네요. 동료들이 신경 꺼주면 좋으련만... 날로 비위가 예민해져 걱정이네요. 삶의 그림 2012.07.19
교정의 여름 인증(12.07.20) 현관 앞 수조에 이렇게 하루 한 두송이 수련이 피구요, 서쪽으로 설핏 기운 여름 해에 울타리 너머 족교리가 온통 초록의 바다에 잠겨 있네요. 삶의 그림 2012.07.19
또 하나 나의 애착(12.07.19) 나의 수확물들이다. ^^ 탐욕으로 스무 가지 쯤 심어 놓았는데, 상추는 우리 애기(토끼)의 식량으로 가장 존재의 의미를 발현하고 있고 나머지들은 내가 밥을 안해 먹는 관계로 그다지 제 효용을 발휘하지 못하는 중이다. 그래도 시시때때 가서 안부를 묻고, 구부러진 오이, 갈라진 가지, 익.. 삶의 그림 2012.07.19
빈 집에 누가 산다.(12.06.28) 이웃 집에 사람이 살지 않은 지가 반년이 넘었다. 아주머니가 알뜰살뜰 가꾸던 집 뒤 텃밭에 이제 망초가 가득하니 사람과 키를 잰다. 참 한 순간이로구나. 아침 저녁, 낮은 담 너머로 넘겨다 보는 저 집이 빈 집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서울 때가 있다. 사람이 없을 뿐, 무언가 깃들.. 삶의 그림 2012.06.29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소감(12.06.20) 누가 뭐래도 어처구니 없는 실태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교육청에서 백만원 내려보내 일제고사 대비에 쓰라니 도리있나 수당으로 써버릴 밖에. 0교시, 9교시 기초학력미달 위험 수준의 학생을 별도로 가르치는데, 그러다보니 어떤 날은 한아이가 같은 과목을 네시간 수업 받는 날도 있다.. 삶의 그림 2012.06.20
눈물나게 눈부신 날(12.06.15) 퇴근무렵. 주차장에서. 기우는 저녁 햇살이 하도 눈부셔 눈물이 날 것 같았던 순간. 긴 가뭄과 이른 더위로 어느 해보다 두렵게 오는 여름을 지켜보고 있는 요즘인데, 오늘은 마치 가을인 양 바람이 선선했고 연무 속에서도 나뭇잎이 햇빛에 반짝여서, 아무도 없는 학교 주차장에 서서 허.. 삶의 그림 2012.06.18
소소하나 넘치는 즐거움(12.06.16) 꼭 한달 전에 일군 밭입니다. 부여장날 사다 심은 모종들이 가뭄과 영양부족 속에 어렵게 어렵게 이만큼 자랐습니다. 게다가 바쁘고 게으른 주인을 만난 탓에 잡초와 경쟁까지 하느라고 더욱 힘겨워 보입니다. 비 한번 올 때마다 오이가 쑥쑥 자란다기에 날마다 뒷담 타넘기를 하지만, 좀.. 삶의 그림 2012.06.16
가늘게 웃는 눈으로 본 사물(12.06.11)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돌진해서는 찍고 돌아오곤 하다가 이 삼주 별 계획없이 지내봅니다. 오늘, 어슬렁어슬렁 기웃대는 것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이 맛있어질 때까지 굶고 있다가 늦은 끼니를 때우고, 궁남지를 산책하고, 버드나무 그늘에 서서 쏴하니 부서지는 분수.. 삶의 그림 2012.06.11
오량리 들판(12.06.08) 조금 늦은 퇴근. 낮동안 오랜 만에 내린 비가 그동안의 가뭄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제법 세차더니, 저녁이 되자 순하게 개어간다. 논마다 넘칠 듯 하얗게 물이 가득하니 마음이 부자가 된양 흐뭇하다. 노을이 지면 붉은 하늘이 담뿍 잠길 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빈 논이 푸르게 채워지.. 삶의 그림 201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