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퇴근. 낮동안 오랜 만에 내린 비가 그동안의 가뭄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제법 세차더니, 저녁이 되자 순하게 개어간다.
논마다 넘칠 듯 하얗게 물이 가득하니 마음이 부자가 된양 흐뭇하다.
노을이 지면 붉은 하늘이 담뿍 잠길 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빈 논이 푸르게 채워지고 이제 빈 논이 몇 자락 안 남았다.
이제 조급할 것도 없다. 반은 된 듯 하다.
물론 지나쳐야 할 여름은 길고 뜨겁겠지만 어루고 싶게 어여쁜 어린 모를 보니, 아무 걱정 없을 거라고 불끈불끈 희망이 솟는 것이다.
'삶의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하나 넘치는 즐거움(12.06.16) (0) | 2012.06.16 |
---|---|
가늘게 웃는 눈으로 본 사물(12.06.11) (0) | 2012.06.11 |
장미의 계절(12.06.01) (0) | 2012.06.03 |
초파일 밤, 무량사(12.05.28) (0) | 2012.05.29 |
꽃을 봐야 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12.05.20) (0) | 2012.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