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달 전에 일군 밭입니다. 부여장날 사다 심은 모종들이 가뭄과 영양부족 속에 어렵게 어렵게 이만큼 자랐습니다.
게다가 바쁘고 게으른 주인을 만난 탓에 잡초와 경쟁까지 하느라고 더욱 힘겨워 보입니다.
비 한번 올 때마다 오이가 쑥쑥 자란다기에 날마다 뒷담 타넘기를 하지만, 좀체 그 증거를 찾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참 대견합니다.
사진으론 큼직해 보이지만 실은 손가락 한 마디 만한 가지구요, 꽃과 비교해보시면 알겠지만 오이는 2센티 정도, 뭐 그렇지만...
상추가 그중 젤 잘 자라서 토끼 먹을 상추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답니다.
젤 실패를 많이 한 것은 고구마. 뿌리 없이 순을 잘라 심으니 가뭄을 이겨내지 못했구요, 땅콩은 가뭄에 강한 것 같고 등등...
곧 부자 될 것 같습니다. ^^
맏이 가지 입니다.
고추는 이미 한 차례 수확(다섯 개나!) 한 동안 뜸하더니 이제 다닥다닥...
오이도 다닥다닥. 저녁에 운동하고 와서 간식대신 먹으면 갈증해소에 다이어트까지.
정말 잘 자라고 있는 옥수수와 강남콩인 줄 알고 심었더니 동부/인듯한 콩
수박도 네 포기 살고 한포기 실패
젤 기대되는 토마토. 대추토마토와 찰토마토를 심었는데 대추토마토가 많이 맺혔구요
얜 내가 젤 좋아하는 참외.
땅콩!
고마운 나의 강아지들. 담너머 언덕(밭)을 치올려보며 내가 내려올 때까지 땡볕 아래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저 자리에 저 자세로 애절하게 울고 있어요. 저 맹목적인 순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렇게 나를 사랑해 주는 것들이 어찌 고맙지 않겠어요. 어떤 사람이 저리 한답니까? 가슴이 뭉클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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