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기(12.12.31) 며칠을 이유도 없이 앓았다. 통 먹기도 어려웠고 골이 쏠려 고개를 어찌 가누어야 할지 난감했다. 의료보험비는 오로지 나보다 어려운 사람과 나눌 목적으로만 내는 걸로 생각해 온, 일년에 거의 한 번도 병원을 안 가던 내가 애 낳을 때 이후 이십여년 만에 처음 링겔도 한 병 맞는 호사.. 단상 2012.12.31
삶에 예측없듯(12.12.20) 연수생 신세라 NEAT (국가영어능력평가) 데모 테스트에 아야 소리도 못하고 번번히 동원되고 있는 참이다. 대전 상공회의소에 9시 이전에 도착해야 하므로 꼭두새벽에 일어나 논산에 가 동료차를 얻어타고 겨우 시간에 대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컴퓨터로 보는 시험이 영 적응이 안 되는.. 단상 2012.12.28
선거후 나의 심사(12.12.21) 제법 이른 시각, 아이 데려다주러 터미널에 갔다 오는 길, 칠십 살은 훌쩍 넘어 뵈는 노파가 칭칭 싸고 종종 걸음치고 있다. 행색을 보니 평생을 고단하게 살았음이 여실하다. 안스럽다가 선거를 생각하니 한심스러운 생각이 겹친다. 선거가 사람 버려 놓는가 보다. 얼마 남지 않은 생, 요.. 단상 2012.12.21
나 또한 지역감정의 망령이 쓰이기 시작함(12.12.19) 개표 방송중에 케이블 채널에서 "밀양"을 하고 있었다. 잠깐 생각한다. 맹신, 무지몽매, 이기심. 지겹다. 올해도 내년에도 앞으로도 주욱 그쪽으론 걸음도 하고 싶지 않다. 감정대로라면 그냥 뚝 떼어 연방을 하던지 저들끼리 율도국이라도 세워 보든지 하라 했으면. 지긋지긋한 티케이. .. 단상 2012.12.19
하늘이 푸르러 맥을 놓고(12.12.04) 이번 주 내내 새로 생긴 생체 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하긴 일찍이래도 열두 시가 넘는 시간이지만 어쨌든 평소 습관에 비한다면 아주 이른 시간이고, 깨어보면 늘 네 시 언저리다. 몸은 여전히 천근만근인데, 부싯부싯 깨어난 의식은 좀체 몸에 조응하지.. 단상 2012.12.14
새벽생각(12.12.11)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고, 너무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었다. 겨울 날 새벽 네시 반은 참으로 적막하다. 잠이 가장 달고 깊은 시간일테니 당연한 걸거다. 진전도 없이 몇 자 수업지도안을 끄적이다가 나의 삶이 드라마가 없어 다행인지 어떤지 생각한다. 웅크리고 앉아 있는 토끼가 괜.. 단상 2012.12.12
담담이 맞고 싶은 폭설(12.12.07-09) 눈의 급습이다. 설마 이렇게 오전부터 쏟아 부으리라곤 예상도 못했는데, 2교시부터 퍼붓는 눈이 예사롭지 않았다. 멀리 서해안 선생님부터 부랴부랴 조퇴를 하였고 곧 수업은 휴강에 들어갔다. 앞날에 대한 희망보다는 늘 불안을 안고 사는 시대인데 올겨울 들어 부쩍 비도 잦고 기온도 .. 단상 2012.12.10
진눈깨비에 홀리지 말 것(12.12.05) 내가 본 첫눈이다 사정없이 쏟아붓는 눈이다. 물을 머금어 툭툭, 패대기치듯 사정없이 내리치는 눈이다. 그 기세가 거세 이미 마음이 불편함을 넘어 압도되어 버렸다. '어떡하지?'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던진다. 무얼 어떡한단 말인가. 자세 똑바로 운전하여 집에 안착하여 집안에 꼼짝말.. 단상 2012.12.06
두서없이(12.12.04) 일요일밤 SBS에서 방영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Last Capitalism)"을 3주째 열심히 챙겨보고 있다. 돈의 노예로 탐욕과 이기심과 무한 경쟁속에서 살아가는 자본주의 세계의 우울한 군상들에 대비하여 우리 세상과는 너무도 판이하여 그야 말로 꿈이려니 싶기도 한 판타지 같은 세상.. 단상 201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