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새벽생각(12.12.11)

heath1202 2012. 12. 12. 00:35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고, 너무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었다.

겨울 날 새벽 네시 반은 참으로 적막하다. 잠이 가장 달고 깊은 시간일테니 당연한 걸거다.

진전도 없이 몇 자 수업지도안을 끄적이다가 나의 삶이 드라마가 없어 다행인지 어떤지 생각한다.

웅크리고 앉아 있는 토끼가 괜히 안스러워 꼭 안으니 뭉클한 작은 몸이 하도 따뜻하고 부드러워

내가 너를 돌보는 크기보다 니가 나를 위로하는 것이 더 크구나 싶다.

현빈이 제대했다고 cgv 채널에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하고 있다. 

좀 전 "유즈얼 서스펙트" 할 때는 그리도 왁자하더니 이 영화는 십분, 이십분 지나니 숨막혀 죽겠다.

사랑이 저리도 조용할 수는 없는 거다.

토로하지 않는 너희의 사랑이 너희를 지쳐가게 한 건지 모르겠다. 몰입해서 보지는 않았으니 오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말하기 귀찮은 나도 사랑한다면 많이 수다스러울거다.

사랑은 인생에 몇 번 없을 드라마여야 한다고 나는 믿는 편인데,

어느 결인지 딱이 사랑에 대해 할 말이 없어졌다는 것은 삶에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겠지.

사랑이 어느 결에 생활이 되고 습관이 되어 버린 후 더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면,

웬만한 건 다 번거로운 나같은 나이가 아니라면 당연히 새로운 사랑에 희망을 품어보는 것이 온당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