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새로 생긴 생체 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하긴 일찍이래도 열두 시가 넘는 시간이지만 어쨌든 평소 습관에 비한다면 아주 이른 시간이고, 깨어보면 늘 네 시 언저리다.
몸은 여전히 천근만근인데, 부싯부싯 깨어난 의식은 좀체 몸에 조응하지 못하고
하여 학대하는 기분으로 어슬렁거리거나 고꾸라지길 반복하며 아침을 기다린다.
아니, 아침이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침을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긴 밤의 끝에도 몸은 여전히 피곤하고, 딱이 즐거운 일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 하루 속으로 마지못해 걸어들어가는 듯한 기분.
사는 데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뿌듯한 날들이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하늘이 푸르렀다.
올려다보며 아, 탄성하는 나 같은 사람이 있어 넌 좋겠다며, 그리고 나도 고맙다며 삶에도 그만한 탄성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다. 삶을 사랑하고 삶에 애쓰지 않는데 어떻게 경이로움이 깃들겠는가.
그래도 하늘은 푸르고, 난 참 많은 것이 고맙다.
하늘도, 내 삶에 찾아와준 많은 것들도.
맥없이 저혼자 푸르른 하늘이겠지만 그 푸르름이 내 마음에도 깃들어 나는 눈물이 날 것 같다.
일주일내 비어있는 벤치다.
하늘이 푸르른 하루였지만, 이제 궁남지 저 너머로 해가 진다.
참 쉬이도 오는 저녁이다. 이제 기껏 다섯시나 되었나, 이미 땅거미가 내리고 있다.
저물어가는 하늘을 참 곧게도 비행기가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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