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길가의 노인(13.03.09) 겨우 내내 그 노인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삭아가는 하얀 플라스틱 의자는 변함없이 길가 제자리에 있었다. 어제 퇴근 길에 그 노인을 보았다. 의자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참인 모양이었다. 오늘은 몇 시간 쯤 의자를 지켰을까. 이렇게 따뜻한 새봄이 얼마나 간절했을까. 노인의 .. 단상 2013.03.09
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밤(13.02.26) 흔하디 흔한 하와이 풍경 알로하. 몇시간 후면 하와이를 떠납니다. 참 게으르게 보낸 시간이어서 남들만큼 추억이 없어선지 이제야 아쉬운 마음이 더 커지는것 같습니다. 뒷북인가요? ㅎㅎ...어젠 동료들과 회식하러 나가면서 제법 익숙해진 거리들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아름답고.. 단상 2013.02.26
혹등고래 만나는 꿈(13.02.24) 이제 사흘밤만 자면 돌아갑니다. 육개월이나 현장을 떠나 있었으니 학교일이 새삼스럽고 두렵지만 한편 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놀다보면 재밌긴 한데 시간이 늦어지면 불안해지기 시작할 때가 있잖아요. 불안한 잠정의 평화나 행복같은거요. 이제 지지.. 단상 2013.02.24
그린 터틀( 13.02.15 ) 거센 파도에 들까불리고 떠밀려 해안에 당도했더니,,, 너를 보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너를 에워 싸는데, 그래, 넌 기쁘더냐? 후후, 이골이 나서 체념한 듯 보이는데, 어쩌면 니가 사람들을 구경하러 나온건지도 모르겠다. 단상 2013.02.17
뜻하지 않게 맞은 봄(13.02.14) 하와이의 개나리 발렌타인 데이라고 뜻하지 않게 초콜렛도 받고 공연히 덩달아 들뜬 듯하다. 학교 앞을 어슬렁거리다가 꽃집앞에서 한아름 개나리를 보았다.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벌써 일정의 반이 지났다. 애써 볼거리를 좇아 쏘다니지 않고 있다. 애써 한번 본들 달라지는 것.. 단상 2013.02.15
기꺼이 헤프기( 13.02.13 ) 모처럼 찬란하게 눈부신 날이다. 우리나라의 시월만큼 하늘은 푸르고 공기는 서늘하다. 무엇이 그리운 것도 같고 그 싸한 기분이 좋아서 길가에 좀 앉아 있었다. 내 마음을 헤프게 흘렸는지 초면의 사람이 지나가며 하이, 인사를 건넨다. 어쩌면 백그람 만큼도 마음에 무게가 실리.. 단상 2013.02.14
끼니 잇기( 13.02.12 ) 점심 시간 음식에 무던한 편이 아닌데다 고기를 먹지 않다보니 메뉴가 빤하다. 고기 뺀 김밥 아니면 비빔밥. 다행이 고기 대신 아보카도가 들어간 이 음식들은 맛이 꽤 좋다. 동료들은 다들 각국의 음식들을 시식 해 보는데 나는 혼자 김밥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하와이는 채식주.. 단상 2013.02.13
일용할 양식처럼 무지개가...( 13.02.11 ) 아침, 지척에 무지개 우연히 창밖을 보니 세상이 부옇습니다. 또 비가 오는구나,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했는데, 그만 울뻔 했습니다. 우리 호텔과 바다 사이에 얄궂게 위치한 지척의 다른 호텔 바로 뒤로 무지개가 걸린 겁니다. 그것도 쌍무지개가 말입니다. 낯선 것에 호기심이 일.. 단상 2013.02.12
설날 나들이.(13.1.10) 하나우마 베이와 다이아몬드 헤드에서 내려다 본 바다풍경 설인데 하나우마베이Hanauma Bay와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에 갔습니다. 경치는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지만 마음한켠 아쉬움이 크네요.. 식구들이 한층 그리운 날입니다. 단상 2013.02.10
게으름의 부작용 바퀴벌레 들끓는 호텔에서 보는 풍경 어제는 무지개를 세번 쯤 보았나 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습니다. 너무 흔해 헐값이겠다구요? 글쎄요. 이곳 사람들에겐 심상한 일상일까요? 아무리 그래도 값이 덜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 함께라서 더욱 귀한 사랑 아닐까요. 종일 오락가락하는 .. 단상 2013.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