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량하게 운동한 날(13.7.15) 운동하러 오니 역시나 상대가 없다. 요즘 같이 더운 날 혼자 벽을 치고 있는 것처럼 처량한 일이 있을까. 볼 일이 좀 있어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스쿼시장으로 와서 김밥 한 줄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주섬주섬 라켓이랑 아대랑 꺼내 놓고는 코트로 들어서질 못했다. 빠짐없는 일과 건만 .. 단상 2013.07.16
일별이 주는 생각들(13. 7. 16) 현관 앞 수반 위에 수련이 핀다. 하루 한두 송이, 성실하게 피워 낸다. 아침 출근 길에 일과 삼아 잠시 들여다 본다. 이따 다시 보마 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여유 없이 보내다가 퇴근 길 꼭 다문 봉오리만을 보게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련은 제 할 몫인 양 꽃을 피우고 또 지운다. 그러고 .. 단상 2013.07.16
냉방기 못 켜는 날들(13.7.12) 모든 것이 찐득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바람이 불기는 하나 눅눅한 공기를 이리저리 몰고다닐 뿐 무력함을 한 줄기도 기화시키지 못한다. 전조가 있다. 하여 나는 가볍게 "호밀밭의 파수꾼"을 펼쳐 든다. 발랄한 홀든 투로 말하고 느껴보기로 한다. 얼마나 유치하단 말인가. 열일곱 소.. 단상 2013.07.12
개똥 철학에 진지해지는 비오는 밤(13.7.4) 꾸준히 내리는 비다. 다행이다. 저리 내리는 비는 지난하기는 하나 나도 무슨 궁리인가는 해 볼 수 있을 것아 편안하다. 이제 크던 작던, 삶에 호기로울 수 없는 때가 된 것 같다. 오늘은 어제 같고 내일은 오늘 같길 기꺼워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삶이 낯설어 두리번거리거나 허.. 단상 2013.07.05
사소한 일에 상심해서(13.6.28) 오늘은 약간 황당한 짓을 했다. 머리를 감고는 채 말리지도 못하고 출근해서는 산발한 머리를 갈무리 하는데 양쪽 귀걸이가 제 각각인 거였다. 하나는 하트, 하나는 나뭇잎. 급히 집어 꿴 것이, 똑같은 실버톤이라 그런 실수를 한 건데,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오늘 누가 이 차이를 집.. 단상 2013.06.28
실없는 얘기, 무한 셸든 사랑(13.06.28) 실없는 얘기를 잠깐 나누었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엉. 남자로 여자로? 여자로. 왜 여자로? 빅뱅이론의 셀든 쿠퍼 같은 남자 찾아서 결혼하게. 그를 보고 비로소 이 나이에 나의 이상형을 알았다니까.ㅎㅎㅎ. 셸던이 동성애자라는 소식에 휴 안도할 만큼 진짜 그를 사랑했다니.. 단상 2013.06.28
비누가 일깨운 라다크의 추억(13.6.26) 이 나이가 되도록 피부 맛사지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집에서 신경을 쓰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본래가 게으르고 관심이 없어서 클렌징도 심플의 절정이다. 맘먹고 클렌징 제품을 사도 결국은 처박아두고 비누로 세수를 하게 된다. 그나마 비누에는 좀 관심이 있어서 여행을 .. 단상 2013.06.27
몽유(13.6.26) 시험 무렵만 되면 공포스럽기조차 한 시험 출제를 마쳤다. 간밤에 잠을 못잤더니 오늘은 죽을 맛이라 운동 가기 전에 잠깐 눕는다는 게 그만 깨어보니 아홉시가 훌쩍 넘었다. 거의 운동 중독 상태라 무척 속이 상했으나 대신 텔레비전으로 마음을 구슬렀다. 마침 "크리미널 마인드"를 해.. 단상 2013.06.26
별 이야기 아니고(13.06.24) 오늘은 일 마무리 짓지 못한거 말고는 별일이 없었는데 괜히 기분이 꿀꿀하여 화풀이라도 하듯 맥없이 벽을 두어시간이나 두들겨댔더니 어깨가 아파 죽겠다. 멍청하긴. 자업자득이니 누굴 탓하랴. 화난다고 화를 내어도 타도할 적이 분명해야 개운한 건데 적이란게 종잡을 수 없는 나 자.. 단상 2013.06.25
안 우는 날이 없다(13.6.21) 시험 문제를 내려는데 머리가 많이 아프고 어지럽다. 소규모 학교이다보니 무려 4종의 시험지를 만들어야 해 2좀을 마친 지금 이미 몸과 마음이 다 탈진한 상태인데 밤에는 텔레비전 보느라 서너시까지 잠을 안 잤더니 지금은 고꾸라지고 싶은 맘 뿐이다. 에효~ 텔레비전 시청을 절제 못.. 단상 201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