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무렵만 되면 공포스럽기조차 한 시험 출제를 마쳤다.
간밤에 잠을 못잤더니 오늘은 죽을 맛이라 운동 가기 전에 잠깐 눕는다는 게 그만 깨어보니 아홉시가 훌쩍 넘었다.
거의 운동 중독 상태라 무척 속이 상했으나 대신 텔레비전으로 마음을 구슬렀다.
마침 "크리미널 마인드"를 해서 다행이었는데 오늘 에피소드는 많이 심심했다.
일주일 넘게 스트레스 엄청 받다가 벗어 나니 대신 엄청 한가한 기분이 들어 세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마음이 태평양처럼 편안하다.
열어 놓은 창으로 바람이 쌀쌀하다.
창가 책상에 불켜 놓고 앉아 있으니 창밖에서 운정이가 자다말고 잠꼬댄지 가끔 칭얼대고 등 뒤에서는 텔레비젼이 왕왕대고
조용한 토끼는 놀랄 일도 없는데 동그란 눈을 휘번득거리고 있다.
어쩌면 완벽히 내 의도대로인 풍경이다. 맘대로 휘저을 완벽한 자유의 나의 공간 말이다.
텔레비전 정도의 유흥, 밤 늦게 들으며 감상에 젖을 정도의 음악, 가끔씩 따뜻이 안아줄 만한 토끼 한마리. 그리고 말이 고플 땐 마당의 운정이한테 말한마디 던지지.
이것이 내 식의 쾌락이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 참 소박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만한 것이 호사가 될 만큼,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고 인생살이 인것을 진작에 깨달았으니 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남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하루 두 세시간은 족히 더 되니 무어라도 이루길 도모하면 좋겠지만, 게으르고 싶은 몸을 거스를 만큼 인내하기는 싫다.
오늘은 우연히 "퍼레이즈 엔드(Parade's End)"를 보았는데 베네딕트 컴버배치(스타트렉:다크니스에서 커크와 스팍을 압도하던)가 나오는 것이었다.
스토리라인을 전혀 몰라서 아직 재미는 모르겠지만 일단 관심. 오랫만에 영드에 도전해 볼까나.
방학이 3주 정도 남았다.
두 주 정도 말레이시아에 가보려고 한다. 다녀와서 방과 후 활동하고 나면 방학 끝. 한없이 뒹굴거리는 것도 완전 적성인데 이번에도 뜻대로 안되었다.
생각만 해도 지치는구나. 하지만 주구장창 여행채널을 봐서 세상 곳곳 모르는 곳이 없는 나는 가고 싶은 곳도 참 많다. 과도한 티비시청의 부작용이다.
진짜 자야겠다. 시각이 네시를 치밀고 있군. 운정군, 서성이지 말고 얼른 자거라. 모두 굿나잇.
< Parade's End> fron "BBC" homepage
이번 학기 동안 매주 금요일 부여여중에 가서 연수를 받았다.
마침내 지난 금요일 30시간을 완료했다. 종강 기념으로 강사인 크리스틴이랑 동료 몇과 백제원에 갔다.
여름이 무르익는 화원에 꽃이 많이 피었다. 이뻐서 몇 장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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