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지 않는 날들(12.09.20) 꽤 오래 동안 내 마음을 방치하고 있다. 아침이면 기신기신 기어 일어 나지만 그 하루가 새날일리가 천부당만부당, 그저 아는 척 하는 이 하나 없이 또 하루가 슬그머니, 빨리 지나가 주기만 소망하고 산다. 저녁이면 세탁기에 던져질 옷가지처럼 후줄근해져선 아무데고 처음 던져진 곳에.. 단상 2012.09.20
"라오스 코끼리의 노래" 요약(12.09.12) 혼자 텔레비전을 보지 말아야 할까 보다. KBS 환경스페셜"라오스 코끼리의 노래"를 보다가 울었다. ---- 이제 라오스에는 450마리 정도의 코끼리가 남아 있다고 한다. 해마다 열다섯 마리가 죽고 두세 마리가 태어난다. 벌목장에서 일을 하면 한달에 200만원을 벌수 있다. 라오스의 일인당 국.. 단상 2012.09.18
조짐처럼(12.08.23) 운동하러 나오다 어리둥절했다. 오랜 장마끝의 기괴한 하늘 때문에. 초현실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하다. 하늘일 뿐이건만 하도 예사롭지 않아 무슨 의미라도 부여해야 할 것 같았다. 카메라가 곁에 없는 게 안타깝지만 아쉬운대로 폰으로 스쿼시장에서... 단상 2012.08.23
폭우 내리는 아침(12.08.21) 아침에 눈을 뜰부터 영 기분이 좋지 않다. 이유없이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말할 상대가 없으니 혼자 중얼 거리거나 자문자답한다. 아, 정말 아프다. 어제 잠을 잘못 잤나? 잠이 부족한가? 아닌데... 개학이라 그렇게 늦지 않게 잤는데. 근데 왠 비가 이렇게 대책없이 퍼붓는담. 세상이 잠.. 단상 2012.08.21
재생모드로...(12.08.10) 여행을 마치고 이삼일 정신줄 놓은 사람처럼 보내다가, 오늘은 근무라 책상에 앉았다. 보름 넘게 비었던 자리가 마치 어제 앉았던 양 변한 게 없다. 나의 부재 동안 있을 일에 대비해 붙여 놓았던 포스트잇은 쓸 일이 없었으니 참 안녕한 시간이었다 하겠다. 고마운 일. 더위를 먹었는지 .. 단상 2012.08.10
무지개(12.07.20) 뜻하지 않아서 더욱 경이롭고 행복할 것이다. 우리 삶이 대체로 댓가가 야박하다고 여겨지지만, 가끔 이렇게 선심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한 선물이 있어서 감격도 감사도 하게 되는 모양이다. 첫번 째 사진: 네바다의 황막하고 외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이런 쌍무지개를 만났다면 아마 천.. 단상 2012.07.19
섬뜩한 협박-흡연실 천정화 기발하나 흡연에 못지 않은 폭력성에 조금 짜증도 나는 그림이군. 대학 때부터 보아오는 몇몇 친구들에게서 세월에 따른 변화들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변화가 금연이다. 나이들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기면서도 서글프다. 건강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본말이 전도된 건강에 대.. 단상 2012.07.18
가닥없는 일상(12.07.16) 희희낙락 거리다가 문득 눈물날 것 같은 허무함이 싸아하니 엄습하면 나는 아직 많이 괴로워야 하는데, 많이 아파야 하는데 하는 자책이 든다. 인생에 무게를 부여하려고 무진 애를 써보는 건데, 문제는... 그 무게의 의미다. 오늘은 아침부터 10cm의 '그게 아니구'를 듣고 있다. 사랑하는 .. 단상 2012.07.16
멀어지다(12.07.12) '넬'의 '멀어지다'를 백번쯤 반복해 듣고 있기가 여러날이다. 사랑에 가슴 아파선 안되는 나이가 되고 보니, 거세당한 감정을 견디는 일이 보통 서글픈 일이 아니더라. 하여 한낱 노래로나 감정을 휘저어가며 우울을 가장하는 참이다. 완벽히 허위의식인 줄 잘 알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내.. 단상 2012.07.12
무서운 그림-알츠하이머 화가의 자화상(12.07.10) 온 신경이 한가닥 한가닥 팽팽이 당겨져 작은 자극에도 파르르 떠는 날이 있다. 발버둥쳐도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은 오늘 같은 별 볼일 없는 삶인데, 답없는 줄 알면서도 꼬치꼬치 삶의 의미를 묻는 날이 있다. 결론은 이거다-삶이 무엇인지, 왜 사는지 묻는 자체가 삶의 의미라는 것. 며.. 단상 201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