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가을 해걸음, 부여 읍사무소 앞(14.11.04) 부여 계백장군 동상이 있는 로타리의 네 귀에는 부여군청, 부여읍사무소, 부여문화원, 그리고 농협이 자리하고 있다. 이 근처는 가로수가 벚나무여서 봄에는 벚꽃잎이 눈보다 하얗게 날리고 가을에는 붉게 물든 벚나무 잎이 꽃보다 더 곱다. 여러날 만에 이곳을 지나치게 되는데 계절은 ..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4.11.04
어둠이 내리는 궁남지를 지켜보며(2014. 3. 1) 궁남지를 뜰로 둔 카페에 앉아 어둠이 내리는 궁남지를 지켜 보았다. 시시각각 짙어지는 어둠의 농도와 그 따뜻함, 또한편, 막막함. 나는 할 말이 없었고 대신 가슴이 정의할 수 없는 것들로 먹먹해졌다. 여전히 삶은 어느 한구석은 자신이 없고 두려움에 맞딱드린다는 것은 더욱 무서워..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4.04.17
부소산 벚꽃- 홀로 피고 지는게 아닐거다 (2014.4.5) 나는 무기력하고 감흥을 잃고 말았는데 또 이렇게 꽃이 피고 지고 있었습니다.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꽃이 저혼자 피고 지고 싶지는 않을 거라 믿고 싶었습니다. 꽃을 보지 않고 서러운 사람을 안스러워 할거라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정말 그럴지도 모릅니다. 벚꽃잎 나부끼는 부소산..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4.04.10
가을은 아직 문턱을 넘지 않았네, 무량사(13.10.9) 참 변덕스럽기도 하다. 어느 핸가는 가는 시간이 아까워, 실상은 정말 부질없이 살면서, 감히 로자 룩셈부르크 흉내라도 내는 양 양끝이 타들어가는 촛불처럼 인생을 살아 보고자 했던 때도 있었다. 그녀와 다른 점은 나는 나의 시간을 오롯이 나만을 위해 탐욕을 부렸다는 것이고. 올해..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3.10.14
궁남지 마실(13.6.30) 날이 좀 더워진 이후 더위극취약 체질인 나는 감히 밖으로 나설 엄두를 못내고 있다. 몇 주 동안을 주말이면 뱀파이어처럼 실내에 처밖혀 있다. 애들도 왔는데 끼니 해결차 외출한 거 말고는 운정이 밥 챙겨 준게 다였다. 아이들도 휴양? 차 집에 오는지라 굳이 나들이 시켜줄 일은 없지만..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3.07.01
부여 임천 성흥산성(13.05.12) 살 만큼 산 건지ㅎㅎ 꼼지락거리는 게 그렇게 번잡스러울 수가 없다. 날씨가 아깝고 세월이 아쉬워서 집을 나서기는 하지만 먼 걸음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즘은 주말을 정말 소소하게 보낸다. 하룻 쯤은 줄창 영화 보고 드라마 보며 소일하고 하루는 한 나절 쯤의 나들이로 족하고 넘..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3.05.14
무량사가 가장 아름다운 한 순간(13.05.02) 시험 기간 중에 잠깐 여성 동료들과 짬을 내어 무량사 나들이를 했다. 어떤 구실이라도 애써 만들어 무리짓지 않으면 우리는 눈치나 살피며 고립 속에 홀로 쓸쓸할 것이니 이제 고독이 두려운 나이가 되었으니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면 좋겠다 싶다. 태조암까지 느린 걸음으로 걷는 내내 ..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3.05.06
겨울 궁남지(13.01.13) 나흘을 꼬박 전화 두어번 한 거 빼곤 토끼하고만 이야기를 하고 살았다. 오늘 전화가 왔다. 엄마한테서. 가끔 여기저기 자식들한테 전화를 걸곤 하시는데, 마실꾼들이 오지 않는 시간이 나처럼 여유롭지만은 않으신 모양이다. 부싯부싯 게으르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 늦은 시간에 분식 ..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3.01.13
너무 화려한 계절의 장례, 무량사(12.11.11)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강박감이 있다. 무량사 찾는 일. 가을은 무량사에서 떠나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 밑도 끝도 없는 것이 아니다, 윤대녕님의 소설에서 만난 한 구절 '계절의 장지' 때문이다. 그 한 구절을 읽으며, 내가 가을 무량사에서 찾고자 했던 가장 적확한 표현이 이것이..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2.11.12
성의 없이 찍은 백제문화제 현장 몇 컷(12.10.03) 명절 연휴 바로 전날부터 백제 문화제가 시작되었는데, 안타깝게도 한화에서 아낌없이 펑펑 터뜨려 줄 전야제 불꽃쇼를 보지 못하고 명절 쇠러 올라가야 했다. 명절 쇠고 와선 절정의 게으름을 표방하고 이틀을 꼬박 대문 밖에도 안 나갔는데, 와, 사람이 권태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