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변덕스럽기도 하다.
어느 핸가는 가는 시간이 아까워, 실상은 정말 부질없이 살면서,
감히 로자 룩셈부르크 흉내라도 내는 양 양끝이 타들어가는 촛불처럼 인생을 살아 보고자 했던 때도 있었다.
그녀와 다른 점은 나는 나의 시간을 오롯이 나만을 위해 탐욕을 부렸다는 것이고.
올해는 내가 딴 사람같다.
허겁지겁 시간을 좇는다고 달라지는 게 무엇이랴 싶은게 전혀 생산성 있는 게으름으로 삶의 베이스를 이루고 있다.
종일을 집안에 처박혀서 많고 많은 채널에도 때로는 참 볼 거 없는 TV와 하루를 보내곤 한다.
그러고 사는 것도 대체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말이 조금 넘쳐서 일요일 오후가 되면 덜컥 울고 싶다거나 부아가 치민다던가 하는 것을 잘 구슬릴수만 있다면.
요즘은 날씨가 나하고 겨루어 보자는 양, 이래도 처박혀만 있을 테냐, 하듯 한껏 빛을 발하고 있다.
하여 전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못이기는 양 기어나오기도 한다.
무량사도 그래서 갔다. 멀지도 않고 사람도 없고.
밧데리 다된 카메라를 들고 나와선 고작 사진 여나므장 찍은 후 정작 가장 눈부신 오후의 긴 그림자를 찍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다음에, 단풍이 많이 든 날 오후를 기약햇다.
무량사에서 가장 먼저 가을이 찾아든 절마당의 고목. 이렇게 편안한 절 마당이 또 있을까, 한 가족이 그늘 아래 거리낌 없이 자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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