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서러워 마세요(11.09.20) 창너머 하늘이 하도 푸르러 잠깐 교정을 휘이 둘러봅니다. 하늘빛이 서늘합니다. 푸른색과 흰색만으로 이렇게 현란한 그림을 그려내는군요.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이 가당찮게 걸작입니다. 지리하게도 머뭇거리기만 하던 가을이 밤새 내달려 성큼 다가와 안겼습니다. 조금 급작스.. 단상 2011.09.20
그 사람 얼굴을 꼼꼼이 알고 있는지(11 .09.20) 세탁 세제 시트가 몇 장 남지 않아 장보러 간 김에 사기로 했다. 보니 두 종류가 있었다. 로맨틱 플라워 향과 후레쉬 브리즈 향. 그런데 현재 쓰고 있는 세제의 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데 그게 어떤 향인지를 도시 모르겠다. 들큰한 것이 아마도 로맨틱 플라워 향이거니 생각하고 일말의 의심도 없이 .. 단상 2011.09.20
구토 회식을 하는데 고민한 메뉴가 보신탕이랍니다. 물론 다른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토할 것 같습니다. 개들을 엄청 귀히 대하는 사람이 전혀 아님에도, 도무지 개고기 문화에 대해서 마음이 너그러워지지 않고, 오히려 혐오감이 도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보.. 단상 2011.08.29
예전같지가 않다 내일 인도에 간다. 17박 18일로 오며 가며 하루씩 까먹으면 그리 길기만 한 것이 아닌데, 아주 심란하다. 예전같으면 약간의 불안은 여행의 설렘을 증폭시켜주는, 여행을 여행답게 해주는 요소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불안이 훨씬 커져서 비행기 탈때까지는 시종 뒤를 돌아볼 것 같다. 인도 여행은 처음.. 단상 2011.07.28
응시 막 장미가 피기 시작하여, 대견하여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본다. 대면을 하고 보니, 분홍 꽃잎에 핏줄같은 결도 보이고, 노란 꽃술과 갈색의 아쉬운 흠집과 온전치 못한 잎, 그리고 초록색 씨앗같은 진딧물까지 내 마음에 들어 앉는다. 제 모습처럼 선연하지는 않지만, 오래된 사진처럼, 더 오래도록 내 .. 단상 2011.06.03
시를 읽으며(11.05.31) 어떤 사람은 방언을 하듯 말이 넘치고 넘쳐난다. 어떤 이는 폭풍처럼 거침없이 말을 쏟아낸다. 어떤 이는 매끄럽고 고운 말로 아름다운 결과 무늬를 자아낸다. 나도 말을 하고 싶다. 그러나 말문이 터지지 않은 아이처럼 나의 말은 입안에 갇혀 있다. 생각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데다, 말마저 어눌해서 .. 단상 2011.05.31
나란 사람은...(11.05.26) 월요일 밤엔 운동하고 돌아와 CS I뉴욕 시즌7의 에피소드 세 개를 다보고 이것저것 좀 하다보니 세시가 훌쩍 넘었고, 어저께는 CSI 라스베가스 편 에피소드 하나를 보고 컴퓨터 하다가 m.net에서 sound plex 보고 어쩌고 하다보니 또 세시가 넘었고, 오늘은 라디오 스타보고 문법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문장땜.. 단상 2011.05.26
시읽기 훈련(11.05.26) 두껍진 않지만 시집 여나무 권을 책상위에 쌓아놓고 보니 제법 키가 된다. 멀게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것부터 가깝게는 작년 것까지12권의 시집과 한권의 평론집을 샀다. 한 사이트에서 해결 못하고 이곳 저곳 다섯 군데에서 한 두권에서 예닐 곱권까지 다섯 번을 나누어 택배를 받았다. 택배비가 좀 들.. 단상 201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