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나란 사람은...(11.05.26)

heath1202 2011. 5. 26. 02:16

월요일 밤엔 운동하고 돌아와 CS I뉴욕 시즌7의 에피소드 세 개를 다보고 이것저것 좀 하다보니 세시가 훌쩍 넘었고, 어저께는 CSI 라스베가스 편 에피소드 하나를 보고 컴퓨터 하다가 m.net에서 sound plex 보고 어쩌고 하다보니 또 세시가 넘었고, 오늘은 라디오 스타보고 문법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문장땜에 검색 좀 하고 났더니 지금 어언 두시로 치닫는데, 등뒤에선 수요예술무대에서 게리무어 추모특집이라고 세션들을 하고 있고, 나는 컴퓨터에 앉아 낙서도 안되는 글을 투덕이고 있고, 나의 귀요미 정동하(주책이라고 하지 말아요. 나이 먹어보면 알아요.)는 목도 아프겠다, 퇴근하며부터 줄곧 노래하고 있고...  정신 좀 잠깐 가다듬고 상황을 객관화시켜 놓고 보니 이런 진상의 삶이 또 있나 싶다.  나는 프리랜서도 아니고, 불면이 폼나는 예술가도 아니고, 중학교 남학생들처럼 게임에 미친 것도 아닌데, 음식도 안하고, 청소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 하루하루를 제대로 하루살이로 살고 있다. 아침은 항상 오분을 앞당기지 못해 백이십 백삼십을 밟아가며 출근하고, 수면부족으로 퇴근 무렵엔 꾸벅꾸벅 졸면서 운전하다 밤이 깊을수록 초롱해져선 또 이러고 있다.  날마다 두시이전 취침을 선서하지만 아, 한시간은 참 아까운 시간이다.  그러고 보니 병적인 나의 시간에의 집착은, 치열하게 살자는게 아니고 하루 한 시간 더 노는 시간을 확보하자는 얘기인거다. 인생을 觀이란 게 없이 사는 것도 이제 할 만큼 했다.  이제 살아갈 날이 산 날보다 훨씬 적어지고 있는데, 소박한 비전 이라도 한가지 세워봐야 할 것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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