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시간을 음미하지 못한다면...(10.07.26) 저녁 일과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니 아홉시 반. 운동하던 가락이 있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섭니다. 요즘은 달이 차는 모습을 하루하루 빠짐없이 보고 있습니다. 어언 보름달이네요 (혹은 열나흘 달인지도). 그 어느 때보다도 부지런히 사는데, 저달을 보니 문득 허망해 집디다. 다들 그렇겠지요. .. 단상 2010.07.26
그새 반달이구나(10.07.20) 하루를 드잡이하다 안간힘으로 죽였구나. 몸이 곤한 것을 생각하면 연수 말미가 다 된거 같은데, 이제 겨우 이틀이다. 앞으로 관성이 붙어 좀 나아지려나. 부디 그리되길 바란다. 밤 일정을 마치고 교정으로 나섰다. 다리는 퉁퉁부어 돌덩이처럼 무겁지만 그냥 쓰러지면 정말 돌이 되어 버릴 것같은 기.. 단상 2010.07.20
문득 가진 의구심 얼른 씻고 자야 하는데 별난 일이 지만 갑자기 몇자 끄적여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 격식없이 농짓거리를 하던 중에 가장 단순히 사는듯 보였던 사람의 입에서 꿈이며 좌절이며 절망 따위의 단어가 구사되었을 때 나는 무끈한 무엇엔가 머리의 가장 깊은 심층까지 울릴만큼 강타당한 느낌이었.. 단상 2010.07.17
꽃이 나를 달래다(10.07.02) 더운데다 습도까지 높아서 몸과 대기엔 경계가 없고 눅눅한 몸은 머잖아 녹아, 아니 부패해 해체될것처럼 여겨지는 기분이 참으로 불길하고 무력한 날이다. 이건 절망의 차원이 아니다. 더럽다. 내몸에서 스멀스멀 비집고 나오는 끈적한 땀은 저 대기와 농도가 같아서 절대 마르지 않는다. 내 몸에 새.. 단상 2010.07.06
제자리 운동하러 가다보면 거의 항상 같은 시간이면 돌아와 있는 소형 자가용 한대를 보게된다. 열흘이면 팔구일은 제시간을 지키는 것 같다. 처음엔 심상하게 보았지만 이젠 그 차의 주인이 살고 있을, 불밝혀진 소박한 빌라를 올려다 보곤 한다. 바람이 더욱 뼛속깊이 파고드는 요즘의 스산한 저녁시간에 .. 단상 2010.03.18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에 너의 마음은 항상 기진해 애처로운가 삶이 수월한 건 아니지만 너를 반쯤 죽여준다면 그럭저럭 지친 걸음을 끌어 갈수는 있을텐데. 늘 마음 속엔 깊은 동굴하나 공명도 없는 텅빈 동굴 단상 2009.11.26
밤의 못 나 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내 마음처럼 저 못도 시커멓다 못이 깊다고 막막할 이유야 없으련만 그 헤어날 수 없는 진흙바닥 같은 내 마음이 그렇게 검은 못 바닥에........ 단상 2009.11.25
삶이 생활이 ... 삶이 생활이 다여서는 아니될 터 그리하면 목숨이 너무도 새털같고 진창같아 살아도 죽어도 분간이 없으리 삶이라는 단어가 훈훈한 목숨을 얻지 못하고 풍화되어 스러져 간다면. 가끔은 생활을 비웃어도 치명적 상처없는 삶이라면 좋으련만. 단상 2009.11.25
가로등보다... 가로등 불빛보다 더 환한 벚꽃, 그 한자락을 마음에 품고 돌아와 홀로 누우니 밤새 창백한 꽃그림자로 그리운 사람과 짧은 봄밤을 웃거나 울거나... 단상 2009.11.25
분분하던 벚꽃이... 한해전 분분하던 벚꽃이 마치 어제였던 양 나는 어리둥절해. 한해가 댕강 무질러졌던 것인가 후우 날려버린 먼지처럼 이토록 덧없을 수 있단 말인가 삶이 곤해 나는 죽었다 깨었났으면 했는가보다 더 긴긴 시간도 이렇게 죽어 있을수 있는가보다 단상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