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으로도 흔들리지 않기를... 이렇게 바람이 몹시 불더니 하루 이틀새, 곱던 은행잎들이 다 져 버렸다. 노란 잎들은 바람에 불리며 황금처럼 반짝였지만, 그것은 참으로 찰라였다. 우리의 삶을 흔드는 일들이 가끔 있다. 사는 일이 자신없고 두려워지면 안될텐데...자꾸만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을 토하곤 한다. 단상 2010.11.24
우연히 발견한 애들 사진(10.11.12) 이 아이들이 대학교 1학년, 2학년입니다. 정리해두지 않은 사진을 보니 바래 얼룩이 지고 나는 이 아이들의 역사가 사라질까봐 조급히 이 곳에 저장합니다. 스캔을 뜰 시간도 없이 대강 카메라에 담아서요. 이 곳에선 이 아이들이 영원히 남아 있을까요? 노란 티셔츠를 보니 둘다 어린이집을 다닐때네요.. 단상 2010.11.12
제대로 된 똘기도 길러지는 것이라면...(2010.10.30 컴퓨터도 켜놓고, 음악도 켜놓고, 티비도 켜놓고 두시가 다 되어 가는데 청소기를 민다. 지저분 하다고 누가 뭐라는 건 아니지만 문득 누가 보면 쪽팔릴 정도의 상황에 이르러서 자정차원으로다. 청소 마치면 설거지도 해야한다. 일주일에 한두번 하는 설거지(역겨워하실 건 없다. 거의 '밥'을 안 먹으.. 단상 2010.10.30
생일이라고...(2010. 10.23) 초를 밝히고 나는 무슨 소망을 빌었던가... 이 나이에 생일이라는 게 해맑은 기쁨이랴마는, 그럼에도 예전보다 더욱 각별하고 소중한 생각이 들도록 나보다 더 기쁘게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로 해서 내가 소중해 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의 삶이 오롯이 나만의 것인양 방.. 단상 2010.10.28
목숨의 값 목숨의 값. 요며칠, 심장 사상충에 걸려 죽음을 품고 사는 나의 개 짱돌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니면서 많이 해본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았다. 약간의 갈등끝에 나는 치료를 선택했다. 결정을 망설이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첫째, 짱돌이가 사람나이로 치면 이미 칠십 줄을 넘어섰다는 .. 단상 2010.10.20
시간속에 길을 잃어 월요일, 어김없이 우체통에 "씨네 21"과 "한겨레 21"이 꽂혀 있다. 추석 특집본도 아닌데 씨네가 두툼하다. 또 영화제를 하는구나 짐작을 하면서도 막상 '15회 부산 국제 영화제' 안내 책자를 확인하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 일년에 부산 국제영화제를 서너번은 하는 것 같다. 작년 꺼 받은게 기껏해야 .. 단상 2010.09.27
불행아 섣부른 생각으로 요즘 내 정서의 기조는 우울과 허무인가 보구나. 요즘은 무슨 생각인지 옛것을 정리하고 싶어진다. 내 삶의 과정에서 한때 스쳤거나 잠시 깃들었던 것들, 사람들... 그러면서 싸하게 느끼는 소슬한 감정. 분명 가을이라서 아니면 나이를 먹어가느라, 아니면 방만한 감정을 억압할 '생.. 단상 2010.09.10
내 생에서 사라진다는 것 요즘은 나의 개 짱돌이 땜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짱돌이가 얼마 전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이미 열두살 가까이 되었으니 개로서 서운치 않을 만큼 살았다고들 하는데, 그래도 목숨이 귀한 건 마찬가지 같다. 녀석은 우리집에 오기 전에는 티비에 나오는 다른 말티즈들처럼 고이 보살핌을 받으며 살았.. 단상 2010.09.05
귀휴(10.07.29-31) 금요일 네시,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수생들이 주창장으로 내닫는다. 후훗. 모두가 같은 마음인가보다. 이젠 제법 합숙생활에 적응이 되어 그닥 힘들지도 않은데, 집으로 향하는 마음은 원초적 본능인가보다. 나도 그랬다. 정신없이 집으로 내달렸다. 웃긴건 그래봤자 집에는 가족도 없다. 이웃 아.. 단상 201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