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제대로 된 똘기도 길러지는 것이라면...(2010.10.30

heath1202 2010. 10. 30. 02:09

컴퓨터도 켜놓고, 음악도 켜놓고, 티비도 켜놓고 두시가 다 되어 가는데 청소기를 민다.  지저분 하다고 누가 뭐라는 건 아니지만 문득 누가 보면 쪽팔릴 정도의 상황에 이르러서 자정차원으로다.  청소 마치면 설거지도 해야한다.  일주일에 한두번 하는 설거지(역겨워하실 건 없다.  거의 '밥'을 안 먹으므로 설거지거리를 그닥 만들지 않는다)가 마침내 오늘 밤이다.  청소기 밀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맘에 드는 게스트가 나오면 잠시 퍼질러 앉았다가 다시 조금 청소하다 문득 시크한 검은 코트가 생각나서 쇼핑몰에 들어가 봤다가 또 청소하다 컴퓨터에서 흐르는 음악이랑 티비에서 나오는 음악이랑 섞여 정말 식초랑 액젓 섞어놓은 것처럼 이상한 화음이 되면 얼른 컴퓨터 음악을 죽였다가 또 청소하다... 아, 또라이짓이 분명하건만, 이건 정녕 내가 원하는  또라이짓이 아니다.  너무 저급하다.  티비에서 장기하가 노래하고 있다. 별일없이 산다고 관객들을 희롱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7,80년대 명문대 다니는 답답 진지한 모범생같다가 노래를 시작하면 전자의 이미지가 오히려 그의 똘기를 사정없이 증폭시킨다.  그렇다.  진정한 또라이는 저런 것이다.  선망해서 될일이 아니다.  하기사 그는 노래하는 재주를 태어났으니 다 용서가 되지만 진짜 불쌍한 이는 나같은 부류리라.  이상은 높으나 재능은 없는...게다가 게으르기까지 한.  내가 사정없이 어질르는 건 달리 몰입할게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게을러서 그런 것이니, 그건 한심할 따름이다. 

아, 유희열이 작별인사 했다.  할일이 많은데 얼렁 서둘러 오늘 마감해야지.  설거지 마치고 고구마 찌고(? 낼 아침에 고구마가 먹고 싶을 거 같아서다 ㅋㅋ) 씻고 자야한다.

마지막 게스트는 빅마마의 이영현인가 , 귀로만 듣고 있는데 부담스럽게 열심히 하고 있다. 

글 고치다 보니 애국가가 나온다.  찌직거리기 전에 채널 바꾸어 놓고, 굿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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