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의미 입히기 (11.12.05) 생활을 낱낱이 기록하고자 하는 강박증이 생겼다. 쏟아져 나오는 글들에 대해 많은 경우 경멸을 서슴치 않는 내가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일상을 그리도 성심껏 남기고자 한다. 알고보면 간단힌 것이다. 내 삶을 명명함으로써 존재하고 싶은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이는 그 사람이 .. 단상 2011.12.06
흐린 날, 하루를 종결지으며(11.11.30) 하루의 종결... 출근길, 겨울비 치고는 빗줄기가 제법 거세다. 날이 새었는지 저물었는지 모를 어스름 속에서 하루가 가고, 마음에 한 두번 쯤 노란 나비 한 마리 나풀대 주었다면 고마웠으련만 말을 잃고 보낸 하루에 목이 잠겨 있다. 몇 안 되는 동료들은 낼 보잔 인사 한마디 없.. 단상 2011.12.01
출근길 창백한 하현달(11.11.20) 싸늘한 아침의 하현. 출근길 마음이 싸아해집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쓸쓸해져서는 안될텐데요. 존재의 이유를 일거에 날려버리는 영문도 알수 없는 슬픔입니다. 단상 2011.11.30
안개 속에 꿈꾸는 일탈(11.11.29) 겨울의 초입에 한가을날처럼 안개 자욱한 아침이다. 안개에 홀려 길을 헤맨 적이 몇 번이었던가. 차를 타면서 몇번을 다짐을 둔다. 이 막막한 안개 속에서 내 정신은 명료하리라. 하지만, 내가 놓치곤 하는 갈림길까지 5~6분 남짓, 어느 결에 나는 자꾸 정신을 놓고는 화들짝 놀라기.. 단상 2011.11.30
외로운 죽음 앞에서(11.11.25) 누군가의 삶의 공포를 덜어 주기 위해 손을 내밀어 본적이 없다면 입다물고 있을 일이다 탄식 뿐이다.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뱉는 낮은 탄식... 외롭고 고단한 삶에, 아, 삶의 끈을 놓아 버릴 때 이유를 알수 없는 가쁜 숨결의 기미에 고개라도 한 번 갸웃하지 못했는가. 어쩌자고 .. 단상 2011.11.25
단절(11.11.24) 떠나야겠어. 재미난 드라마를 보고 감상을 나눌 사람도 없고, 몽니나 십센치의 노래를 아는 사람도 없어. 내 속에 와글거리는 그 많은 생각들이 세상 구경 한번 못하고 내 속에 갇혀 질식해 죽고, 이러다간 나도 실어증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말거 같아. 감히 근본을 원하는 것.. 단상 2011.11.24
유령처럼 서성이는...(11.11.21) 좀처럼 날은 들지 않는다. 모든 것이 침울하거나 무표정하다 태양은 온기를 잃은 지 오래이고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파래져선 이젠 슬그머니 손을 잡거나 어깨를 안아줘야 하겠지만 다정함은 오래도록 잊어온 습관이라 곰곰 생각이 필요하고 사랑을 앞에 둔 주저가 슬프다 성급.. 단상 2011.11.21
숙면(11.11.18) 육신보다 더 지친 그림자를 끌고 돌아오는 길 질질 끌고 다닌 하루 기한의 생은 넝마가 되고 태양이 기우는 시간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시간 털썩 내려놓은 가련한 마음은 굴을 파고 하룻밤 매장을 해주자 부디 깊고 깊게 파서 간지러운 사랑의 속삭임도 별도움 안되는 위로의 말.. 단상 2011.11.18
나의 금기(11.11.17) 누군가를 보내고 차마 문 잠그는 소리를 낼 수는 없는 일이다. 대문이든 현관문이든, 그이의 발걸음이 멀어질 때까지 문을 잡고 서 있는다. 사람에 따라선 때때로 그 몇 초의 시간이 몇 분인 양 조금 지루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등을 떠밀어 쫓아낸 것이 아니라면 누구의 등뒤에.. 단상 20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