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확보(12.02.29) 답답하다. 긴긴 방학이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오랫동안 뭉치지 못했다가 모처럼 식구가 함께 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벌써 숨통이 막혀오고 불안해 지는 것이 무슨 금단현상이라도 오는 듯하다. 그렇게 그리운 존재들인데, 막상 집안에 오글거리기 시작하면 불과 며칠만에 나의 정서.. 단상 2012.02.29
엄마...(12.02.24)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할 날이 점점 적어져 간다는 생각이 한번 들고 나니 좀체 떨쳐내질 못하겠다. 요즈음 일상의 틈틈 그 생각이 끼어든다. 그래서 살아남은 자가 더 슬픈가 보다. 떠나는 이의 슬픔까지 안기 때문에. 엄마, 엄마, 혼자 발음을 해보면 엄마가 자꾸 목에 걸린다. 이제 팔십을.. 단상 2012.02.24
균형(12.02.21) 사진 정의주 님 삶은 아주 사소한 것들에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엊그제 스쿼시 게임을 진 이유는 잇 사이에 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고개를 갸웃할 만큼 사소한 것이었는데, 문득 아주 미세한 갑갑함에 혀끝이 집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이 흔들.. 단상 2012.02.21
농로 감상(12.02.14) 오후, 서녘으로 기운 해에 눈 부셔하며 울타리 너머로 본 농로다. 가는 길이 몇 줄기 핏줄처럼 뻗어 있는데, 문득 생뚱맞은 느낌, 참 거침없구나. 저렇게 가느다란 길이 유장하게 조차 보이며 날 따라 와보라 부르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길을 막는 것은 산도 물도 막다른 벽도 아닌.. 단상 2012.02.19
나보다 쉬운 삶은 보이지 않는다(12.02.17) 봄을 지척에 두고 있는데 호락호락하게 여겼던 막바지 추위의 저항이 대차다. 바람이 맵기가 한겨울 추위보다 덜하지 않다. 혼자 근무 중이라 난방기 가동도 조금 자제하고 있으니 말단이 곱아온다. 바람에 오래된 건물 여기저기가 앓는 소리를 낸다. 이 건물 외벽에 인부 몇이 페.. 단상 2012.02.17
이제야 자라는 듯...(12.02.13) 오전 방과 후 활동이 끝나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퇴근하고 혼자 교무실을 지키고 있다. 1월에 미루어둔 일들을 지금 맞고 있다. 학적, 정보, 일과를 맡고 있으니, 학년말에 젤 바쁜 사람 중에 하나다. 얼추 마무리 지은 생활 기록부에서 가끔 한 땀씩 마무리 않된 것들을 찾아 .. 단상 2012.02.13
나이가 제법 무겁다(12.02.09) 나이를 한살 더 먹은지 한달이 넘었지만 내 나이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1학년 꼬마 녀석이 카톡 사진을 보고 늙어보인다고...(ㅠㅠ). 그래서 말해주었다. 선생님이 **살 이잖니. 늘 가르쳐 주어도 늙어보지 않은 아이들은 숫자와 생물학적 노쇠를.. 단상 2012.02.09
날카로운 공기(12.02.07) 이제 겨우 화요일인데 수면 부족이 누적되어 눈은 벌겋고 몸은 천근만근이라 운동을 빼먹어볼까 잠시 유혹을 받았지만 나는 정한 룰에 충실한 사람이니 제 시간이 되자 소심해져가지곤 결국 운동하러 나갔다. 히야, 정말 춥다. 처마밑에 달아놓은 조그만 종이 간밤에바람에 땡강.. 단상 2012.02.07
이제 마음이 앞질러도 위험하지 않다 I 빈 모니터를 앞에 놓고 자판에 손을 올려 놓은 채 몇 분을 가만히 있었다. 아무 결도 느껴지지 않는 죽음같은 수면을 대하고 있는 듯 막막해서. 짤막한 외마디나마 그 안에 생각과 감정을 우그려 넣어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무미무취한 상태, 즉 죽음과 바로 이웃한 .. 단상 2012.02.06
혼자 보낸 어제 하루(12.02.04) 새벽 네시반인데 뜬금없이 밥을 하고 국을 끓인다. 지금 먹을 것도 아니면서. 아마도 늦도록 깨어 있는게 좋아 미쳤는가 보다. 졸립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다. 운동을 하고 와선 토끼 안고 잠시 졸긴 하였으나 곧 몸을 추스린 다음부터는 줄곧 약 한 사람처럼 정신이 조금 하이퍼 .. 단상 2012.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