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의주 님
삶은 아주 사소한 것들에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엊그제 스쿼시 게임을 진 이유는 잇 사이에 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고개를 갸웃할 만큼 사소한 것이었는데,
문득 아주 미세한 갑갑함에 혀끝이 집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이 흔들렸고 자세가 흔들렸으며 전략이 사라졌다.
팽팽한 역학 구도 속에서 미세한 잇새의 섬유질은 결정적 패인이었다.
내 마음에서 종종 가는 균열을 볼 때가 있다.
그것들의 시작은 늘 콧노래처럼 흥겹고 미미하다.
균질한 일상을 깨는 즐거움.
하지만 결과는 가끔 걷잡지 못하게 파상적이어서
가슴을 치는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파국의 전조...
그러므로 이제 나는 그 사소함을 감히 희롱하지 않는다.
............
단속을 하고 대비를 한다는 것은 안전하고 편안하다.
하지만 마음의 틈새를 단단히 단속하면 할수록 이것은 철옹성,
바람이, 새가, 비밀이 깃들 데가 없어 외롭고 무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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