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농로 감상(12.02.14)

heath1202 2012. 2. 19. 19:05

오후, 서녘으로 기운 해에 눈 부셔하며 울타리 너머로 본 농로다. 

 

가는 길이 몇 줄기 핏줄처럼 뻗어 있는데, 문득 생뚱맞은 느낌, 참 거침없구나.

저렇게 가느다란 길이 유장하게 조차 보이며 날 따라 와보라 부르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길을 막는 것은 산도 물도 막다른 벽도 아닌 내 마음이 아닌가 한다.

나약한 마음의 철벽같은 공포.

실핏줄처럼 무수히 흐르는 길 중 어느 것 하나를 거침없이 따라가보지 못했다.

길은 자유가 아니다.

결코 섣불리 벗어나선 안되는, 내 삶에서 허용된, 그리고 안전한 영역의 경계다.

하지만 가끔 보이지 않는 경계의 벽을 돌파하고 싶은 때가 있다.

결코 나를 던지지는 못하겠지만, 자유의 한기 속에 서서 내 삶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학교 울타리 너머 농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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