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이제야 자라는 듯...(12.02.13)

heath1202 2012. 2. 13. 18:28

오전 방과 후 활동이 끝나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퇴근하고 혼자 교무실을 지키고 있다.

1월에 미루어둔 일들을 지금 맞고 있다.

학적, 정보, 일과를 맡고 있으니, 학년말에 젤 바쁜 사람 중에 하나다.

얼추 마무리 지은 생활 기록부에서 가끔 한 땀씩 마무리 않된 것들을 찾아 찬찬이 기워넣고, 잘못된 것은 빼고 고치고 있노라니 하루가 짧다.

벌써 퇴근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혼자 이러고 있는 것이  영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호젓하니 좋다.

와글거리던 소음이 싸아하니 빠져나간 공간에 혼자 꼼지락거리고 있는 기분은..., 왠지 은밀하니 나만 아는 사랑을 하듯 달콤하다.

우습지만 정말 그렇다.

본시 조용하고 다정한 여인인 양, 심지어는 아름다운 여인인 양 착각하고 기분이 좋아서는 뭐 절대 낭만적일리 없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무미하지는 않게 끈기있게 나이스를 들락거리며 참 여러가지 업무들을 그윽하게 해낸다.

중요한 것은 혼자 있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기분이 달달해서 무슨일이든 달달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럿이 하는 일에는 꼭 누군가 늦되거나 허술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당연히 오늘 나의 업무 속에도 그런 경우는 여럿이 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상냥하게,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면서 보완을 부탁하고, 그런 자신이 하루 사이 대인배라도 된양 대견하다. 

때때로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ㅎㅎ

 

이제 새학기다.

오늘의 이 농이 무색하게 바쁘고 신경도 곤두설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만 여유를 가져보자고 가르치고 있는 참이다.

가끔 너무 팽팽히 당겨지진 않았는지 마음을 점검해보고 풀어놓을 때도 자주 있기를 바란다.

새학기, 기대되고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