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떠나다(18.4.23) 일년 가까이 투병을 하던 구름이가 떠났다. 만 네살도 다 채우지 못한 짧은 생이다.(2014.5.21-2018.4.23) 요며칠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훨씬 위태롭던 시기가 있었고 식욕도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었기에 곧 호전되리라 생각했었다. 지난 겨울 내 장미 몇포기를 맡아 추위에도 잘 지켜준.. 울애기 2018.04.26
꽃의 소유권(18.4.20) 봄을 가장 절감하게 한 것은 집 옆 자그마한 밭에 핀 매화였다. 담 너머, 우리집보다 지대가 조금 높은, 우리집과는 담장을 사이에 둔 비탈밭 매실나무가 이십여주 있다. 방울방울 매화꽃 봉오리가 맺히는 것부터 하나씩 소리 없는 환호처럼 꽃이 터지는 순간, 그리고 마침내 꽃이 져가는 .. 삶의 그림 2018.04.20
행복한 길고양이(18.4.12) 내가 자주 들르는 가게 근처에 길고양이 세 마리가 있다. 노랑이 두 마리와 얼룩이 한 마리. 양지바른 낮은 지붕(보도 높이의) 위에 누워 뒹굴거리는데 길고양이치곤 경계심이 심하지 않아 적당한 거리만 유지하면 도망도 치지 않았다. 사료랑 육포를 챙기며 녀석들이 기뻐할 생각.. 울애기 2018.04.12
치자의 쓸모(18.4.10) 치자다. 지난 달 매화와 산수유 보러 남도에 갔다가 계획을 돌려 화엄사에 갔는데 그때 절 앞 로컬푸드 판매장에 들러 구한 것이다. 치자향, 치자색, 치잣물. 이름만 많이 들어 보았지 태어나서 처음 본 식물이다. 열매가 가을빛으로 참 예뻐서 갖고 싶었다. 뭣에 쓰려고? 쓸모없이 .. 삶의 그림 2018.04.10
가장 부러운 살구나무 한 그루(18.4.5) 오늘 어느 집에 초대되었다. 무엇하나 부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중 가장 부러운 것은 마당 한귀퉁이 달항아리처럼 둥글고 환한 살구나무였다. 봄볕 좋은 날, 얼굴에 꽃그늘 어른거리며 나무 아래 오래 앉아 있고 싶었다. 초여름노란 살구 한알 떼구르르 구르는 것도 보고 싶었.. 삶의 그림 2018.04.05
나무를 기르는 일에 끝이 있으랴(18. 4.3.) 올봄엔 마침내 나무를, 화초를 제대로 심고 가꿀 계획이다. 처음 그 생각을 한 계기는 <<랩걸>>이었다. 나무에 대해 이토록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깊이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삼사년 전에 유실수 몇 그루를 집뒤 방치된 과거 밭이었던 잡초밭에 심었었.. 삶의 그림 2018.04.03
고양이 집사의 의상(18.4.2) 빨래를 했는데 미세먼지가 심하니 실내에서 말리기로 해요. 널다보니 ㅋㅋ 내가 봐도 우습네요. 흰 고양이 집사로서 선택의 여지 없는 색깔인듯 해요. 옅은 회색. 챠콜도 어림없죠. 서랍 속엔 같은 색으로 더 두꺼운 게 두 벌, 7부 두 벌이 더 있어요. 가장 기꺼운 유니폼이 아닌가 .. 울애기 2018.04.02
발톱을 벼리는 일을 묻다(18.3.28) 종종 아이들의 묵은 발톱을 발견한다. 방바닥을 훔치다가 또는 스크래쳐를 털다보면 어렵지 않게 발톱을 보게 된다. 하루에도 몇번씩 미친듯 발톱 가는 걸 보면 무위한 일에 저렇게 혼신일까 안스럽고 한심해 보이가도 한다. 저리 다듬어 보았댔자 나에게 포박되어 가차없이 깎여.. 삶의 그림 2018.03.28
카즈베기-게르게티 성삼위일체 성당 외(17.10.18)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죄로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산이 바로 카즈베기 산이라 한다. 성삼위일체 성당. 조금만 덜 추웠더라면...... 여행(외국)/코카서스3국-조지아 2018.03.28
속수무책(18.3.27) 책을 읽어야겠는데 무릎냥 제니는 내 무릎 위에 앉아 골골대며 일어날 기미가 없고 츤데레냥 구름이는 최근 장만한 독서 맞춤 내 책상이 맘에 드는지 오늘도 그 밑에서 길게 자고 있다. 깨길 기다리다 내 엉덩이가 아파올 때 쯤 제니를 답싹 들어 옆자리에 뉘니 구름이도 잠에서 .. 울애기 2018.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