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산동면의 산수유(13.03.17) 꽃을 본들 사는게 무에 그리 달라지랴 그저 구구하고 누추한 일상에 잠시 노랗고 빨간 그림자가 습자지처럼 젖었다 스러질 뿐. 그러나 찰나처럼 피었다 질 꽃을 나는 나의 온 행복을 걸은양 애면글면 까치발을 하고 서서 기다린다. 아, 그래서 네가 꽃인 것이구나. 지난 일요일에 구례에 ..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3.03.21
조금 황당한 외박-증도(13.01.28-29) 세 시간을 걸려 증도에 가서 잠을 자고 세 시간 걸려 돌아왔다. 정말 오가는 길 어디 한 군데 들러 사진 한 장 찍는 일 없이 증도 숙소에 가서 잠만 자고 왔다. 이십일을 여행하고 인천공항에서 돌아와 잠깐 두어시간 눈 붙이고는 또 세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애초부터 무리였던 일정이라 ..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3.02.01
장성 백양사(12.05.05) 너무 여리지도 너무 성하지도 않은 딱 청춘의 빛깔이다. 이맘 땐 어디를 가도 아름답지 않으랴마는, 이 곳 백양사로 가는 길은 곱디고운 청단풍으로 독보적인 초록빛이 넘쳐나고 있다. 백양사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소쇄원을 안 가는 대신 즉각 목적지로 떠오른 곳이 이곳이었다...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5.07
담양 들러오기(12.05.05) 몸상태가 심상치 않음에도 움직이지 않으면 죽은 것과 같다는 이상한 논리로 꼼지락거리게 된다. 어버이날이라고 딸들이 왔다. 큰 애는 교생실습 중인데, 세안을 작성해야 한다고 집에서 뭉개고(돌아와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러느니 가지 그랬냐니까 잠을 잘 수 있지 않았냐..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5.07
신안군 증도(12.04.28) 증도에 참 가보고 싶었었다. 아무래도 동호회 같은데 가입하면 좀 먼 곳도 조직의 힘을 빌어 좀 더 수월하게 갈 엄두가 날 텐데, 워낙 사람들과 어울릴 의지가 없다보니 그러지도 못하고 차일피일 미룬 게 오늘에 이르렀다. 돌아다니다보면 아웃도어 패션을 갖춰입은 등산동호회, 사진동..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4.30
신안군 임자도(12.04.28) 섬은 아무리 가까워도 조금은 그리움입니다. (그래서 연육교가 생긴다는 게 현실적인 편리함은 말할 것 없지만, 한편 아쉬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며칠 전 기사를 보고 가고자 작정한 곳이 임자도와 증도입니다. 여행을 많이 한 것도 아니지만, 섬은 더욱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4.29
따뜻한 날의 더 따뜻한 하동(12.03.31) 나의 본관 하동이다. ㅎㅎ 그래서 그런지 하동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하룻밤 머물러 본적도 없는데 말이다. 퇴직이 아주 먼 일도 아니어서 가끔 퇴직 후의 일을 생각하곤 한다. 그중 하나, 집짓기. 무조건 따뜻한 곳이어야 한다. 양지바른 묘지처럼 아늑한 집. 섬진강을 굽어보는 지..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4.01
기필코 너를 보고 말았구나, 산수유꽃!(12.03.31) 한 주 만에 다시 구례 산동에를 갔다. 꽃이 이렇게 피어날 걸 알면서 꾹꾹 참거나 게을리 외면하는 것은 이시점에 온당치 않은 일이라 여겨졌으므로. 또한 한동안을 후회로 자탄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므로. 하여, 마침내 목도하였도다. 누구든 이곳에 있는 동안은 행복하였다. 상위마을 .. 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201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