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가 심상치 않음에도 움직이지 않으면 죽은 것과 같다는 이상한 논리로 꼼지락거리게 된다.
어버이날이라고 딸들이 왔다.
큰 애는 교생실습 중인데, 세안을 작성해야 한다고 집에서 뭉개고(돌아와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러느니 가지 그랬냐니까 잠을 잘 수 있지 않았냐고 항변. 맞다. 자는 것도 잘 사는 것인데...) 힘들다고 툴툴거리면서도 늘 마다않고 따라나서는 둘째를 달고 담양을 갔다. 목적지는 늘 거의 랜덤으로 선택된다. 여기 저기서 불쑥 듣게 되면 그곳이 하루 반경내에 있으면 선택한다. 담양도 역시나 그랬다.
거의 토요일엔 항상 움직여 왔음에도 몸은 여전히 휴일로 세트되어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일이 고역이긴 하지만 돌아올 땐 늘 잘했다 함을 알기에 끙~ 무거운 몸을 애써 일으켜 준비를 한다.
후후, 내가 축제 별로 안 안 즐기는 걸 알고 이곳에서도 축제를 하고 있었다. 대나무 축제란다. 당연히 축제를 탓할 것이 아니라, 즐겨보도록 애써야 할 터다.
담양이야 소쇄원이나 메타세콰이어 길 정도 두어 번 와 보았는데, 찬찬히 볼 기회는 없었었다. 그런데 요번에 보니 참 아늑하고 아름다운 고장이다.
특히 관방제림에 홀딱 반했다. 관방제림은 본래 17세기 이후 수해방지를 목적으로 제방을 축조하면서 조성된 숲이라고 한다. 개천이 너무 깔끔하게 인공적으로 정리가 되어 서정적인 느낌이 덜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령이 오랜 나무들이 제방을 따라 풍요롭게 우거져 있는 것이,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는 것이 수긍이 간다. 이 둑길을 따라 걸으면 그 동안 만이라도 마음이 부자가 될 듯 싶다. 아무튼 담양에서는 이곳, 관방제림과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죽녹원 밖에 가지 않았지만, 마음은 참 흐뭇했다. 축제에 어린이날이라 방문객이 참 많았지만, 그 또한 느긋이 웃으며 지켜볼 만큼 마음 넉넉한 날이었다.
참 갈곳도 많지만 다 못가면 어떠리. 담에 다시 오면 되지.
메타 세콰이어 길. 올부터 천 원씩 징수. 사람이 많아서 아쉽다면 너무 탐욕일까?
장성 가는 길에 죽림원이란 데서 점심을 먹었다. 모듬 정식이 이 만 오천원이었는데, 음식 맛과 질은 그 값에 못 미치는 듯. 하지만 대나무 숲에 앉아 밥 먹으니 이걸로 보상하면 되겠구나 했다.
죽순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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