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돌발상황까지, 황망하다(17.4.28) 두 주 전에 있었던 날벼락이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괴물체가 창을 깨고 날아들어 바로 내 옆자리 통로에 떨어졌다. 천운이란 말이 절로 나오게도 그 물체는 창가의 승객을 치지 않았고 내 자리까지 날아오지도 않은 채 통로에 나뒹굴었고 버스 안은 우리 .. 삶의 그림 2017.05.10
삶이 미풍 같아서 심란한(17.4.28) 삶에 다그침이 없어지니 몸과 마음이 평안한 건 말할 것이 없다. 게으름을 피운다 해서 나무랄 이도 없고, 혹시 무엇엔가 부산을 떨다 허덕인다 해도 오롯이 내 의지요 선택이니 노예적 삶인가 불안할 것도 없다. 대체로 삶은 내 의지대로 운영이 되고 있고 이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좀체 .. 삶의 그림 2017.04.28
오랜 벗들과 궁남지 산책(17.4.25) 벗들과 번개팅을 했다. 일터 밖에 있는 입장으로서 내가 만남을 주도 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벗들은 다들 아직 현장에 있는데 혹여 그쪽의 바쁜 사정 아랑곳 없이 '놀아달라'고 떼쓰는 눈치 없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 싶어. 만나자고 한들 뭐라 할 사람은 당근 없는데도 빈둥거리는 .. 삶의 그림 2017.04.27
꽃이 흐드러진 날에는 책을 읽을 수 없다(17.4.6) 어제 내 만보기 앱은 39걸음을 기록했다.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렸고, 나는 현관문만 잠깐 빼꼼 열어 비젖은 운정이 불러 간식만 두번 챙겨주었을 뿐이었다. 비가 오니 창문을 조금 열어 고양이들도 비를 보거나 봄의 냄새를 맡아보라고 두었다. 온종일 하염없이 정리를 했다. 이십 여년을.. 삶의 그림 2017.04.07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더욱 행복했던 날(17.4.2) 인근 면에서 진달래 축제가 있다고 놀면 뭐하나, 가보기로 했다. 면주관 행사의 일반적인 프로그램과 풍경을 대강 그려보며 한가로운 오후를 산골의 진달래와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좋은 이들과 보내면 더 좋을 듯해서 벗에게 전화를 했더니 한식이라 성묘 중인데 나중에.. 삶의 그림 2017.04.04
어김없이 여기도 봄, 탑정호(17.4.1) 지인 아들의 결혼식 때문에 논산에 갔다가 봄날의 호수가 궁금해서 잠깐 탑정에 가보았다. 여우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내남없이 봄이라서 즐거운가 보다. 호수에 잔물살이 간지럽다. 봄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삶에 너그러워지지 않는 중에도 잠깐씩 아주 .. 삶의 그림 2017.04.04
내 뜻대로 사는 삶의 즐거움과 미안함(17.3.31) "사람은 나와 너의 관계를 맺음으로써 너와 더불어 현실에 참여한다. 나는 너와 더불어 현실을 나눠 가짐으로 말미암아 현존적 존재가 된다."(마르틴 부버) 요즘 읽은 몇 권의 책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의 가치를 찾기를 독려했다. 내가 수긍하든 말든 그것은 보편적 가치인 듯 싶.. 삶의 그림 2017.03.31
악취미(17.3.30) 거실 한가운데 있는 저 책들은 낮에 택배 받아 풀어 놓은 것이다. 뭐가 악취미냐면...... 저렇게 물건을 통행이 많은 곳에 던져둔채 치우지 않는 것이다. 절대 게을러서가 아니다. 새로 생긴 재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저렇게 물건을 던져두고 피해 다니면서 하루 한나절 쯤 그 물건.. 삶의 그림 2017.03.30
감사(17.3.24) 오랜 만에 함께 근무했던, 이제는 언니라고 부르고 싶을만큼 친밀감이 드는 두 분을 만났다. 사람을 대함에 성격과 재기보다는 인품과 깊이에 더 끌리는 나이가 되고보니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유형의 두분이지만 나는 이 만남이 참 기쁘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나누다보.. 삶의 그림 2017.03.24
산수유든 매화든(17.3.21) 누가 말해주었다. 저만치서 보니 우리집 옆 담장 너머 비탈진 밭에 산수유가 피었다고. 아니라고. 분명 매화라고 내가 말했다. 아닌데. 분명 산수윤데. 내가 여러날 전부터 꼬나보고 있는 참이라고, 아직 활짝 벙그러지진 않았지만 방울방울 분명 매화꽃 봉오리였다고 단언을 했건만 그럴.. 삶의 그림 201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