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고추장 담그기(17.8.3) 오늘의 내 업적은 고추장 담근 일이다. 이야,큰일 했네 하고 생각 하는 이가 있다면 참으로 무안한 일이다. 고추장 담그기 세트 두 개를 주문해서 보내온 재료를 섞은 것이 내가 한 일의 전부다. 슬로우 푸드의 상징이랄 장이 이렇게 뚝딱 만들어지다니 음식의 빛이 덜해지는 것 같.. 삶의 그림 2017.08.03
비가 적당한 날 신동엽 문학관(17.7.29) 너무 집에만 있었나 봅니다. 일깨워 억지로라도 나서지 않으면 폐인 되겠길래 일부러 일을 만들어 집을 나섭니다. 별로 식욕이 동하지도 않는데 매운 필라프도 사먹고 식당에서 머잖은 문학관까지 슬슬 걸어봅니다. 빗줄기가 가는데도 또한 흡족하게 내립니다. 문학관에서 연꽃 .. 관람, 미술작품, 시청 2017.07.30
오늘의 사무친 글 ...... 먹는 밥의 한 숟가락, 하루 중 단 몇 분, 번 돈과 노동의 일부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 쓰지 않으면 죽음의 행진을 막을 수 없다. 내가 돈과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한다. 내가 그렇게 못할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 삶의 그림 2017.07.28
서로 그렇게도 불편하니?(17.7.23) 제니가 탁자 밑 의자 위에 앉아 있길래 옆 빈 자리에 구름이를 마주앉혔습니다. 그랬더니 제니가 어맛! 앵돌아앉아 버리네요.구름이만 나 땜에 까닭 모른채 자존심 팍 구겼네요. 둘이 마주 앉아 그윽히 눈 맞출 날은 정녕 오지 않을까요? 속상해 죽겠습니다. 울애기 2017.07.24
진료 기다리는 우환 가득한 구름이(17.7.21) 구름이 정기 검진일. 이제 이동장만 꺼내도 병원 가는 줄 안다. 슬글슬금 피하다가 자포자기한다. 집에서는 이동장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뻗대고 병원에선 이동장에서 나오지 않오려고 뻗댄다. 결국은 이제 정이 들어버린 듯한 의사선생님 품에 안겨 검사 받으러 간다. 피뽑고 초음파, 심.. 울애기 2017.07.24
내 평화의 화룡정점 구름이(17.7.19) 책 좀 보려고 앉았습니다. 구름이가 제 낮잠자리 베란다 빨간 안락의자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내 탁자위로 올라오더니 꾸벅꾸벅 식빵을 굽기 시작합니다. 조용하고 애교도 없고 이쁘다고 만져주는 것도 마지못해 잠깐 참아주는 식이지만 늘 내 주변에 있는, 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울애기 2017.07.19
그들만의 세상을 엿보다(17.7.79) 이웃에 삼년 넘게 비어있는 집이 있다. 잡초와 덩쿨이 빽빽이 쩔어붙은 그 집에 올 초여름부터 새 식구가 들었다. 네마리 노란 고양이들이다. 봄에 저 위쪽 다른 빈집 울타리를 들락거리는 어미와 아기냥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아기들이 어느덧 청소년이 되어 분가해온 모양이다... 울애기 2017.07.19
면벽냥 제니(17.7.15) 오전에 오년 전 담근 매실청을 걸렀다. 열매가 물러 청을 다 머금어 버려 고작 두대접쯤 따라내고는 열매를 짓이겨 씨를 죄다 발라 내느라 한나절이나 잡아먹었다. 제 때 안 걸르면 발암물질이 생긴다던데 좀 불안하긴 하지만 오년이나 묵혔으니 보약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 울애기 2017.07.16
구름이가 달라졌어요(17.7.10) 구름이가 달라졌다. 지금도 내가 앉아있는 탁자에 저도 편안하게 올라 앉아있다. 본래 과묵하고 덤덤한 성격이었는데 발병한 후로는 히키코모리 태도에 짜증까지 보태어져 감히 범접하기 어려워 식구들이 눈치 봐가며 설설 기었었다. 지난 금요일 검진에서 심장 크기와 폐수종은.. 울애기 2017.07.10
내 껌딱지가 되어가는 제니(17.7.7) 얼마 전부터 내 곁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제니. 내가 침대에 머무는 내내 제니도 껌딱지처럼 곁에 붙어 있다. 가뜩이나 치대는 일 없이 애정표현이 그윽하던 구름이는 투병을 시작한 후로 부쩍 우울해져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구름이에게 애정이 쏠린다고 생각.. 울애기 2017.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