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애기

면벽냥 제니(17.7.15)

heath1202 2017. 7. 16. 03:39

 

 

 

오전에 오년 전 담근 매실청을 걸렀다. 열매가 물러 청을 다 머금어 버려 고작 두대접쯤 따라내고는 열매를 짓이겨 씨를 죄다 발라 내느라 한나절이나 잡아먹었다.

제 때 안 걸르면 발암물질이 생긴다던데 좀 불안하긴 하지만 오년이나 묵혔으니 보약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억지를 써보았다.

그러고나니 다리가 아파 좀 누워 있는다는게 두어시간이나 낮잠을 때려자니 지금 또 이모양으로 머지않아 여명을 보겠다. 요며칠 늦춰진 생활리듬을 회복 못하고 있다.

지금도 침대위에 책을 세 권이나 던져놓고 기분내키는대로 잡고 몇장씩 보고 있다. 쿠션과 베개를 대여섯개나 쌓아 등을 받쳤는데 영 엉덩이와 목덜미가 아프다.

한 켠에 제니가 자고 있다. 제니는 툭하면 벽을 짚고 잔다. 사진의

회색부분은 바닥이 아니고 벽이다. 구름이와 사이가 좋지않다보니 언제부턴가 내 잠자리 한켠을 피난처 삼아 잠을잔다. 나는 첫정깊은 구름이를 더 사랑하지만 주인이 바뀌어 먼 타향까지 흘러온 제니도 안쓰러워 많이 이뻐해 준다.

제니는 구름이와 다르게 눈치 빠르고 영악해서 나는 고양이도 사람과 비슷할 점이 있나 생각해본다. 제니는 여자아이이다. 늘 너구리처럼 풍성한 꼬리를 치켜들고 통통하고 짧은 다리로 종종걸음치는, 소심하고 겁많은 여자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