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읽기 연습 시작(11.12.15) 책과는 너무 멀리 살아왔는데, 어째 깨달음이 있었다. Awakening.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그렇게 나태하게 보낼 수가 있었는지. 나태를 사랑하지만 죄의식이 들만큼 너무 나태했다. 책을 안 읽는 사이 노안이 왔나보다. 글씨가 가물거린다. 서글퍼져서 등을 갈 때.. 삶의 그림 2011.12.15
그랬다면 우리도 부자가 되었을까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집 재정 시스템이 있다. 우리는 결혼해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봉급을 합쳐 본 적이 없다. 함께 재테크를 고민해 본 적도 없다. 어찌해서 그리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원인은 나에게 있을 것이다. 결혼 할 때부터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을 .. 삶의 그림 2011.12.12
깨알같은 재미로 채운 하루(11.12.10) 주말의 프로그램은 늘 비슷하다. 영화보고 차 마시고 가까운 곳으로 잠깐 나들이하고... 딱이 특별한 일이 없다. 심지어 집안 일도 별로 없어서 시댁으로 친정으로 호출되는 일이 없는 복(?)을 나는 탔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일복이 있듯, 일을 못할 뿐만 아니라 의지도 없어 놓으.. 삶의 그림 2011.12.11
첫눈 온날(11.12.09) 첫눈이 왔다고 기록을 해야겠다. 2011년에는 12월 8일에 첫눈이 왔다! 첫눈치곤 참 푸짐했고, 나는 닳아빠진 타이어와 통근길 오르내려야 하는 고개 두개를 걱정했지만 곧 대범하기로 했다. 버스타면 되지 뭐. 아, 한 시간에 한 대씩 우리 학교 앞을 지나는 버스가 있지 않나. 그러니,.. 삶의 그림 2011.12.11
이게 행복? 늘 끄적이는 단상이 우울하기 이를 데 없는데, 즐거운 일을 하소연 하지는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사람이란, 적어도 나란 사람은 즐거운 일은 대체로 과소평가하고 힘든 일은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리 우울해서야 어떻게 살 것이며 막말로 그리 살아 무.. 삶의 그림 2011.12.02
꽃사태(11.11.23) FTA 한나라당 비준으로 마음은 뒤숭숭하고, 날씨도 그못지 않은데 학교 현관 앞에 꽃사태가 났다. 사진을 찍을 때만해도 그리도 고와 마음이 벙싯거리기도 했는데, 오늘은 이 무슨 역설인가 싶을 따름이다. 오후에 수업이 세 시간이나 있는데, 가슴이 답답하니 아무 생각이 안난다... 삶의 그림 2011.11.23
참 장하다(11.11.19) 예전에 "무참하다"에서 올렸듯이 교정의 나무들이 대거 사지절단을 당했죠. 교사 정중앙 앞의 두 그루 단풍나무도 검열을 피해가지 못했는데, 역설적으로 단풍이 더욱 인상적이네요. 자신의 존재를 시위라도 하듯 어느해보다 고운 빛깔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삶의 그림 2011.11.19
까치들은 어디로 떠났을까(11.11.19) 은행나무가 옷을 벗고 나니 찬바람에 고스란히 드러난 드높은 나무 꼭대기 까치집이 걱정이 되었다. 오죽하면 생전 안 쓰는 망원 렌즈로 당겨 집안을 엿볼 생각이 다 났을까....... 까치는 떠나고 없다. 빈집이다. 그러고 보니 까치 우짖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고보니 오.. 삶의 그림 2011.11.19
내가 꽃이라 불러준 꽃들(11.11.19) 이 맘때면 설마 꽃이 있으리라 아무도 생각치 않는 듯, 아니면 꽃이 있은 들 살기가 바빠 들여다 볼 여유가 없는 듯, 아무도 이곳을 어슬렁거리는 사람을 못 보았다. 어쩌면 나만 안다. 내가 이곳에 꽃이 있기를 기대하고, 또 있으라 기도하므로 이곳엔 늘 꽃이 있다는 것을. 얼핏 .. 삶의 그림 2011.11.19
이웃 어느 날 퇴근해보니 옆집 아주머니가 뒤란 텃밭에서 검불을 태우고 계신다. 두어달 전 집을 팔고 아들 곁으로 가신다고 하셨었다. 언제 이사하실 거냐니 텃밭의 콩을 거두고 나면 간다시더니, 이제 콩대를 태우고 계시는 거였다. 담을 넘겨다보니 잡초 한 포기 자랄 틈이 없던 말.. 삶의 그림 201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