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꿇고...(11.11.14) 올가을 들어 가장 기온이 낮은 날이 었다지만 하늘은 가장 푸르고 햇살은 가장 투명했습니다. 현관 앞 국화에 벌과 나비가 부지런히 꿀을 모으고 있습니다. 나의 죽인 숨결에도 화들짝 놀라 날아올라, 결국은 기도하듯 무릎을 꿇었습니다. 나비는 놀라지 않았고 나는 노란 국화처.. 삶의 그림 2011.11.14
우중산책(11.11.06) 늦게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아침에 일찍 눈을 떴다. 산에 갈 수 있을까 확신이 안 선다. 가는 빗줄기도 간간이 뿌리고 구름이 두텁다. 산에 가서 비라도 만나면 큰일이지. 잠시 고민을 하다 영화를 검색해 보았는데, 보고 싶은 "돼지의 왕"은 공주에서 하지 않는다. 다른 영화들은 오.. 삶의 그림 2011.11.06
절정의 가을 중 이틀의 학교풍경(11.10.27) 다 그게 그 사진같은가요? 후후, 그렇게 보이겠죠? 아침에 본 은행나무, 해걸음 녘 왼쪽이 훨씬 찬란해진 은행나무, 잎이 몇 닢 더 붙은 어제의 은행나무, 하루사이 더욱 헐벗어 마지막 잎새라도 그려주고 싶은 오늘의 은행나무...비나 한 번 오고 바람이나 한 번 휘감으면 황금빛 .. 삶의 그림 2011.10.28
장암천변 억새(11.10.27) 아무리 갈길이 바빠도 이보다 더 급한 일은 없을 듯 했다. 고꾸라질 듯 달리는 차라도 세워야 하는, 얼마남지 않은 저녁햇살 아래 억새 황홀경. 지난 주 내내 바빴고, 요번 주도 이렇게 해가 남아 퇴근하기는 처음이었다. 눈처럼 하얀 억새는 역광 상태, 붉은 억새는 순광 상태에서... 삶의 그림 2011.10.28
편안하게, 까페 세이재(11.10.16) 장곡사 가는 길에 잠깐 들러 점심을 먹은 세이재. 점심은 전에 참 맛있게 먹었던 만두전골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이상하게도 고기를 먹을수 없게 되어 이제 메뉴 선택에 어려움이 클 것 같다. 현재 내가 먹을 수 있는 식사 메뉴는 하나도... 히유~ 마실가듯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인데, 걱정이다. 밑반.. 삶의 그림 2011.10.18
부여-공주간 백제큰길에서 본 저녁 금강(11.10.03) 달고 단 개천절 휴일, 공주에서 영화보고 돌아오다 만난 저녁노을. 아까워서 차를 세웠다. 찬란한 노을 속에서 느낀 이유 모를 서러움과 벅찬 감동은 "아"하는 한마디 탄식으로 족했다. 소멸되어 가는 노을을 생의 마지막인 양 보고 또 보았다. 과연 그 찬란함은 길지 않았다. 삶의 그림 2011.10.13
오량리 들판과 교회(11.09.23) 연수 시간에 늦어 허겁지겁 서두르는 와중이었지만 기우는 오후 햇살에 충만한 오량리의 눈부신 초가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삶의 그림 2011.10.07
무서운 화단 사람이 드나들고 해야 거미줄이 덜할 텐데, 여름내 잡초한번 뽑아주러 들어가주지 않았더니 이제 거미줄이 공포스럽기조차 하다. 들어갔다간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거미에게 잡혀 먹힐 듯. ㅋㅋ. 여름에 여행간다고 손을 놓았더니, 이제 가을 지나면 잡초도 다 스러질텐데 하는 게으른 이유도 생긴다. .. 삶의 그림 2011.09.27
올해 최고의 득템(11.09.20) 커피를 무지하게 좋아 하지만 향도 쉬이 날아가서 맛이 덜한데다가 설거지도 은근히 성가신 일이어서 드립식 커피메이커는 일찌감치 찬장 맨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커피는 직장에서, 또는 주말에 몰아서 마셨었다. 그러다 구입하게 된 소형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네스카페 돌.. 삶의 그림 2011.09.20
꾸미려 애쓰지 않아도(11.09.10) 식구가 단촐해서 명절이라고 그닥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그래서 추석 전전날 애들 데리고 모처럼 세이재에 왔어요. 화초에 문외한이라 이름도 모르고, 그냥 이쁜꽃인데, 아마도 나무가 떨구었을 꽃 두송이를 이렇게 물에 동동 띄우니, 보시다시피... 삶의 그림 201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