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기호 읽기 연습 시작(11.12.15)

heath1202 2011. 12. 15. 16:17

책과는 너무 멀리 살아왔는데, 어째 깨달음이 있었다.

Awakening.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그렇게 나태하게 보낼 수가 있었는지.

나태를 사랑하지만 죄의식이 들만큼 너무 나태했다.

 

책을 안 읽는 사이 노안이 왔나보다.

글씨가 가물거린다.  서글퍼져서 등을 갈 때가 되었나 보라고 위로를 한다.

 

본격적인 독서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여행기 한권과 생활영어책 한권을 펼쳐 놓았다.

(이 책들은 아무 페이지에서나 치고 들어갈 수 있다.)

지은이와 한 마음처럼 아주 먼 나라들을 떠돌았다.

(독후감:여성들의 감성을 마구 뒤흔들 덕목을 다 갖춘, 생활여행자 유성용을 글을 읽노라니

글대로라면 영원히 홀로 떠돌아야 옳을 사람이다. 

사람들은 남의 고독은 동경하고 지지하고 사랑도 해주지만

내 곁에 있는 이가 마음 시리다 한다면 그것은 내 한기보다 더 견디기 어려워 한다.

그 한기로 나는 더욱 춥고 외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니, 기질적으로 외로운 사람은 숙명처럼 외로움을 홀로 지고 가야 할 것이다.)

 

미친 듯이 책을 읽던 때가 있었다.

추상능력이 떨어져 철학책도 못읽고 논리력이 떨어져 경제나 학문적인 책은 못읽었지만

마음이 급해 몇권씩 다음 읽을 책을 쌓아놓고 소설을 읽었었다.

참 재미없는 누보로망들도 읽었고, 야사같은 캔터베리 이야기도 읽었다.

 

그렇게 독서해본지가 족히 이십년은 된것 같다.

요즘은 외국소설도 잘 못 읽는다.

정서도 낯설고 번역체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신경숙 류의 미시적인 묘사들도 좋아하지 않고

은희경의 문체라면 딱 좋다.

 

내 해마는 퇴화를 거듭해 딱딱해져 있을 것만 같다.

내 머리 속에 뇌수가 있기는 할까.

굳은 딱지를 떼고 나면 혹시 간절한 속살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이제 조금씩 뇌를 어르기 시작해야겠다.

그리하여 영어표현 두 개를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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