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가는대로 점심시간(15.6.24) 누굴 줄까 하고 여분으로 샀다가 여러 달을 차에 싣고 다니던 오장환의 시집을 어제 동료에게 주었다. 옛날 시인이라 낯설어 할 것 같아 선뜻 누구한테 주마고 못했었는데 동료가 생각 외로 기뻐해서 나도 안도가 되었다. 시집을 줄 수 있는 동료가 있으니 이게 얼마 만의 동료운인지 모.. 단상 2015.06.24
벗에게 감사하며 아울러(15.6.22) 내 친구 하나는 신을 모르는 나를 가여워한다 신을 영접하는 오르가즘의 순간을 나와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까워 한다 흐흐, 나는 그냥 웃는다 네가 알겠느냐, 나의 사랑을 밤새 미친년처럼 환락의 저자를 헤매는 내 영혼의 쾌락을 네가 알겠느냐 제 영혼의 심연에 빠져 익사의 지경에 이.. 단상 2015.06.22
늦은 밤 시를 읽다가 잠깐(15.6.19) 한 시인의 시집 두 권을 같이 펴놓고 번갈아 읽었다. 한 권은 오년 전에, 또 한 권은 올해 출간되었다. 일부를 읽은 소감을 말하면 오년 전 시집의 시는 감정의 표현이 상당히 풍요하고 직설적인 편이고 올 시집의 시는 예외도 좀 있지만 좀 더 관념적이고 기교적이며 압축적으로 느껴진다.. 단상 2015.06.19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를 읽다(15.5.29) 며칠 전 읽고 무지하게 웃펐던 남덕현 작가의 짧은 산문'가게도 모르는 게!'의 내용은 이러하다. 작가가 글쓰기 모임 같은델 갔다. 모임에서 영향력 깨나 미치는 듯 싶은 이가 어느 여인을 심히 타박하고 있다. 로맹 가리를 모른다는 이유로. "로맹 가리를 모른다고?" ...... "너는 어떻게 너.. 단상 2015.05.29
반성이 필요하다(15.5.28) 계절 탓이라 믿고 싶은데 하여튼 요며칠 잠에 취해 있다. 평소보다 서너시간이나 앞당겨진 취침 탓에 한방중에 잠시 깨긴 하지만 몽롱한 의식을 끝내 깨우치지 못하고 다시 무너져 잠에 빠지곤 만다. 정말이지 부디 계절 탓이길, 그래서 잠깐 그러고 말기를 근거없이 빈다. 고작 며칠 간.. 단상 2015.05.28
구름이 연가(15.04.21) 내 공간 안에 따뜻한 생명이 하나 깃들어 있다는 위안은 나에겐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내 삶을 꿋꿋이 연명하게 하는 힘이다 세상 천지 어둠의 한가운데 나홀로 외로운 섬이 될 때 내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그 말수 적은 동물은 어설픈 애인보다 어여쁘고 든든.. 단상 2015.04.21
땅거미 내리는 산간에서(15.03.27) 혹시 내가 해 저무는 지금 길 위에 있다면 그곳이 고맙게도 품 깊은 산간이기를 산간은 해가 짧고 어둠은 길고 깊어 실핏줄처럼 스미는 어둠의 따스한 안도 나의 휴식은 무덤 속에 든 듯 아늑하리 허리 길게 든든한 중력으로 누운 산 고단한 삶이 모처럼 강고한 휴식을 맞고 어둠 속에 점.. 단상 2015.03.27
전에 휴대폰 광고를 보고 느낀...(15.03.15) (지금 내가 미래의 어느 때에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를 오 년, 십 년, 혹은 이십 년 후의 미래에 전해 준다는 광고를 보고) 십 년 후 이십년 후를 기약하다니.... 잠깐 까무룩 숨을 놓칠 일이다 나에게 가장 결여된 삶의 자세이다 그 압도적 정신 건강이라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희망.. 단상 2015.03.15
동백정 동백꽃은 아직 기다려야 한단다(15.03.01)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내내 게으름을 피우다가 무슨 변덕인지 어제는 보은까지 중거리 나들이를 하였는데 오늘도 그냥 보내기가 영 아쉽다. 낼부터 한동안은 치열하게 살아야 할 것이므로 오늘은 살짝 콧바람만 쐴 수 있는 곳이 어딜까나 하다가 동백정 동백이 생각났다. 동백꽃이 만발.. 단상 201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