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가(15.8.29) 탑정호 입구에서 벗을 기다리다가 마침 해질녘이 되어 찍은 사진들이다. 기다리는 이는 쉬이 오질 않고 해가 기울면서 한낮의 뜨겁게 덥혀졌던 공기도 조금씩 식어가는데 약속 장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노라니 혼자라도 기분이 썩 괜찮아지는 평화로움이 나에게도 내려앉는다. 호숫가에.. 단상 2015.08.31
하늘을 보기도 하는 날(15.8.27) <푸르른 날> 아이가 묻는다. "오늘 하늘 보셨어요?" "그래. 너도 보았니?" "네. 멋졌죠?" "그래." 너도 멋지다. 아이가 하늘을 보아서 나는 기쁘고 똑같은 하늘을 본 아이와 나는 특별한 사이가 된다. 사위를 둘러 보아 그 어느 하늘도 아름답지 않은 쪽이 없었다. 끝간데 없이 깊은, 푸른 .. 단상 2015.08.31
위험한 독서(15.8.27) 근래 들어 나의 독서법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독서량에 목표를 두고 속독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모든 책을 줄을 그어가며 천천히 읽는다. 내가 읽는 시와 소설은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학습의 텍스트가 되어 버리고, 어려운 외국어 문장을 해석하고 페시지를 독해하듯 .. 단상 2015.08.27
집밥이 뭐 어쨌다고?(자료출처:씨네21) 엄마로서 또는 아내로서 식구를 위해 요리를 하는 일이 보람보다는 지리한 노동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던 본인으로서는 다음 글을 대놓고 지지하기가 좀 뻔뻔하다 싶고 민망하기도 하지만 오늘도 이 더운 날 스토브 앞에서 지지고 볶고 끓이다 입맛 잃는 주부님들, 집밥 환타지를 반드시 .. 단상 2015.08.12
바람직한 깨우침(15.8.12) 이제 여유로운 시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익숙한 길, 익숙한 시간은 짧고 빠르다더니, 과연 그러한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 잠시 빈둥거리다 보면 점심 끼니 때고 걸러야 하나 먹어야 하나 먹으면 뭘 먹나 먹는 것도 일이 되고 그러다보면 저녁이다. 삶이란게 이렇게 무게감 없어도 괜찮은 .. 단상 2015.08.12
처박아 두었던 추억(15.8.3) 종적을 알 수 없는 물건 하나를 찾느라 장롱을 뒤지다가 우연히 발견한 박스 속에 들어 있던 2002년 7,8월에 찍은 사진들이다. 태반은 촛점도 흐린 엉망인 사진들인데 어째서 그리 추리지도 않고 고이 모셔두었는지 모르겠다. 한장한장이 다 소중했던 모양이다. 날잡아 추려 버려야지. 그나.. 단상 2015.08.03
내 삶에 날아든 나비(15.8.1) 빈둥거리며 지내는 요즘, 악착같이 끼니를 챙기는 일이 염치없는 일인데다 고맙게도 식욕도 별로 동하지 않아 하루 한 끼 식당을 전전하며 사는 중이다. 하루 한 끼 일망정 하도 식당밥을 먹다보니 메뉴를 정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라서 잠깐의 고민이 필요한데 오늘은 기특하게도 보령.. 단상 2015.08.03
다자이 오사무(15.7.30) 다자이 오사무를 생각하다 든 생각. 그는 살려고 안간힘이었던가 아님 죽자고 그리 안간힘이었던가. 결국 가장 독한 전의로 삶을 요절 내었으니 그는 삶에 승자인건가 아님...... 아이가 말했다. 죽고 싶어요. 덧붙인다. 다들 죽을 용기 없어서 사는 거잖아요. 할 말이 막막해졌다. 희망 찬 .. 단상 2015.07.30
잡다한 생각(15.7.16) 어제는 한 시간 넘게 걸어서 슈퍼를 갔다. 긴요한 물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걸을 명분을 만들어야 해서 슈퍼를 갔다. 돌아오는 길에 손에는 강아지 간식 한 봉지와 사탕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가능한 한 정직하게 길을 갔다. 절대 지름길은 가지 말자며 조금 돌아야 되는 횡단보.. 단상 2015.07.16
저녁 산책(15.7.1) 일곱 시가 넘었는데도 하지를 넘긴 지 며칠 안 된 해는 아직도 한 뼘 넘게 남아 있다. 요즘 가끔 강으로 산책을 간다. 아직 습관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일과로 삼고 싶은 일이다. 집에서 강까지 다녀 오는데는 적당히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딱 적당한 거리다. 해를 한 뼘 쯤 .. 단상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