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무화과같이 달콤해 보아요(16.8.18) 주문한 무화과가 왔어요😉�😉�😉� 일년에 한두번 먹기도 어려우면서 이렇게 말하면 좀 우습지만, 어쩌면 참외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과일일거야요. 이 맘때 남도에 가면 길가에서 한두 상자씩 사먹고는 했는데 올해는 그 원대하던 휴가계획들이 참 무색하.. 삶의 그림 2016.08.18
불면(16.8.16) 일상으로 복귀하였다. 아직 더위도 가시지 않았고 생활리듬도 적응기간 없이 일시에 바꾸어 참 고단한 하루였다. 일과 후에는 일이 있어 대전에 갔고 오랜 만에 벗들도 만났다. 사는 일이 나 빼곤 다들 분주해서 이번 짧은 모임도 간신히 성사되었다. 나처럼 너무도 아무 일 없이 사는 게 .. 삶의 그림 2016.08.17
유성우가 내린다길래(16.8.13) 자정이 넘은 시각. 유성우가 내린다고 유성우 보러 칠갑산에 가자는 걸 그건 오바라고, 그렇게는 못하겠다 했더니 그럼 어딜가나 우왕좌왕 하다가 구드래공원으로 갔다. 가로등이 휘황해서 별이 흐리다. 그래도 그중 어둑한 곳에 자리를 잡아 인내한 보람으로 유성 두 줄기(내가 본 건 한.. 삶의 그림 2016.08.13
유쾌한 장보기(16.8.10) 종일을 뭉개며 보냈다. 좀 늦게 잔 탓도 있지만 그리 보내도 시간 별로 아까운 줄 모르고 마음이 제법 너그러운 그런 날이 오늘이었다. 나를 결국 일으켜 세운 것이 참외였다. 나는과일을 좀 넉넉히 샀다 하면 대부분 끝물은 버리기 일쑤인데 참외 만은 다르다. 여름 한 철 참외는 대놓고 .. 삶의 그림 2016.08.10
일과(16.8.2) 7자를 불쑥 쓰고나서 멈칫합니다. 7월은 다 끝났는데. 지난 밤에 새벽 다섯 시가 다 되어 날새는 것을 보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백수일과의 정석이니까요. 나는 얼리버드를 생각하면 갑자기 삶이 무거워집니다. 간혹이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백수의 천성을 타고 났는가 봅니다. 삶의 .. 삶의 그림 2016.08.02
흐뭇한 휴가 계획(16.7.20) 계획적인 인간은 못되는데, 이번엔 제법 이런저런 계획을 머릿 속에 그려보았다. 김애란, 정유정, 고종석 등의 묵은 소설 다섯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두었고, 도서관에 없는 소설 세 권을 구입하였으며 그간 관심 가져보지 않았던, 이름도 모르던 아주 젊은 시인들의 시집을 다섯 권 엄선.. 삶의 그림 2016.07.20
고래 나는 동물에 대해 지식은 많지 않지만 동물을 퍽도 사랑하고 관심도 많은 편인데, 그 중에도 고래와 코끼리는 내가 가장 매혹된 동물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 내 멋대로 의미를 덧붙이고 서사를 꾸미고 싶은 욕망조차 갖는다. 몇 년 전 하와이에서 혹동고래를 보자고 십만원 다 되는 돈.. 삶의 그림 2016.07.20
아프지만 행복을 생각한 밤(16.7.6) 오늘저녁, 먹은 게 뭐가 잘못 된 건지 몹시 아팠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식사를 너무 허겁지겁 우그려 넣었던 모양이다. 눈물 찔금거리며 몇 번을 토하고 나도 속이 가라앉지 않아 애써 잠을 청했는데 깨고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 이런 사소한 고통에도 '죽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 삶의 그림 2016.07.06
백석평전을 읽고 잠깐(16.7.1) 긴 마른 장마를 벌충하려는 듯 비가 억수로 내린다. 홀로 빗소리를 들으며, 가끔 밖의 운정이가 컹컹 짖으면 창턱에 뛰어올라 뉘 왔나 거드는 구름이를 놀리는 한편 나는 먼 길을 오는 이의 안부를 걱정한다 오늘 간신히 "『백석평전』(안도현)을 다 읽었다 끈기가 없는데다 일관되게 시.. 삶의 그림 2016.07.01
잃어버린 싯귀 대신 미라보 다리(16.6.24) 아뽈리네르의 시 한 귀절을 어디서 들었는데 그 아름다운 싯귀가 언어는 지워지고 이미지만 아슴하게 남아서 혹시 찾을 수 있을까 묵은 시집을 찾아 보았다. 끝내 그 싯귀를 찾지 못했다. 아름다워 한참을 품고 살고 싶었는데. 갑자기 연거푸 재채기가 나 생각해보니 곰팡이 슨 시집 탓이.. 삶의 그림 201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