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근근히 읽은 책 "사피엔스"(16.6.15) 참 근근히 길게 읽은 책이다. 육백 페이지에 육박하긴 하지만 어려운 책도 아닌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티비를 봐야해서 그야말로 지렁이 오줌모양 찔끔찔끔 읽었다. 다행히 책이 개론서 수준으로 쉽고 문체가 경쾌하며 가끔씩 비유가 웃겨 낄낄거리게도 하여 .. 삶의 그림 2016.06.15
전교조 창립 27주년 전국교사대회(16.5.28) 여의도에서 있은 전국교사대회에 다녀왔다. 신념도 실천력도 부족한 사람이 전교협부터 삼십년 가까운 시간을 전교조와 함께 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덕분에 최소한 부끄러움 만큼은 일깨우며 살 정도의 의식은 있었다는 점이다. 전교조가 늘 옳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금도 역시 .. 삶의 그림 2016.05.30
작약이 진다(16.5.25) 이제 남은 봉오리가 없다. 우리집 생전 손 안가는 화단 한 구석에 핀 작약이다. 출퇴근길에 몇 걸음 저만치 아, 흐드러지는구나 했을 뿐 일부러 다가가 들여다보길 미루다가 요행이 다 지기 전에 다가가 보았고, 미안해서 휴대폰으로 마지막 모습을 포착해 주었다. 이 두 송이는 마지막 몇 .. 삶의 그림 2016.05.25
엄마의 먼 길 동지들(16.5.22) 오늘 나는 울었다. 엄마가 팥죽을 안 남겨 주셔서. 엄마집에서 돌아오는 동안 늙는다는 것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에 울컥해져 집앞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먹먹해 차 안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먹먹함에는 마냥 늙었다는 것에 대한 슬픔 만은 아닌, 뭔가, 한자락 따뜻함도 있다. 오늘 .. 삶의 그림 2016.05.22
오늘 일기(16.5.15) 오늘은 조신하게 집에 있기로 했다. 오후에 잠깐 문학관에라도 다녀올까 하다가 몰골도 흉하고 그간의 방탕으로 조금 지치기도 해서 참았다. 세탁기를 두 번이나 돌리고 구름이의 아지트인 이층방까지 집안 샅샅이 구름이털을 소탕했다. 그런 다음에 밀린 잠을 좀 따라잡고, 오후에 새로.. 삶의 그림 2016.05.15
낯선 곳에서 혼자 잘 놀기^^(16.5.13) 주말에 서울가기로 하긴 했지만 오늘을 기약한 건 아니었다. 마침 어제 체육대회라고 부실한 관절로 종일 종종거렸던 터라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뭉개다가 껴켜이 쌓인 구름이 털 좀 쓸어내고 휴일엔 왁자할 무량사나 미리 다녀오면 족하리라 싶었다... 삶의 그림 2016.05.13
평안한 하루, 그리고 음악대장, 폭발한 락 스피릿 (16.5.8) 길 막힐까봐 아이들 일찌감치 올려 보내고 나니 요며칠 포기했던 한갖진 시간이 몇 곱절 달게 느껴진다. 좋은 날씨였음에도 느긋하게 집안을 어정대며 게으른 하루를 보냈다. 잠깐 밖에 나가 무릎까지 오는 마당과 화단의 잡초도 망나니 칼춤추듯 대충 깎았다. 햇살이 너무 좋아 무량사 .. 삶의 그림 2016.05.08
삶에 대한 얘기도 해 본 날(16.5.4) 오늘 한 사내가 말했다. 내 삶을 글로 옮기면 A4 한 장도 안 나올거요. 돌아보면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나이만 먹고 몸은 부실해지고 머리숱은 성글어져 거울도 보기 싫소. 삶에 무얼 바랬더냐고 하하 분위기 흐트리며 짐짓 가볍게 웃어 넘겼지만, 살며 그런 기분 가끔 안 느끼는 이가 어디 .. 삶의 그림 2016.05.04
벗의 정원(16.5.1) 전날 실컷 쏘다녔으니 오늘은 조신히 집을 돌보자며 집에 뭉개고 있다가 또 콧속이 간지러워져 슬슬 집을 나서 찾아 간 벗의 집이다. 실은 무료하던 차에 꽃구경 오라는 말을 전에 들었으니 그것을 구실 삼은 것이다. 사람마다 남을 놀라게 하는 한가지는 있게 마련이라는 게 내 생각인데.. 삶의 그림 201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