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움켜야 한다(12.08.27) 기억에 가장 거친 바람이었다. 학교는 휴업을 하고 교사들만 출근하였다. 마음이 외진 히말라야 고갯마루 타르초처럼 거친 바람에 나부낀다. 그리고 안식없는 영혼처럼 슬프다. 운동장 가 벛나무 한그루가 바람에 넘어갔다. 지난 번에도 한 그루가 거센 바람에 허망하게 쓰러져 가지..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8.30
쉽게 사랑하기 내가 살 날이 적어지는 것보다 그대와 함께 할 날이 적어진다는것이 가슴 아프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나는 끝내 말하지 못하는데 그대는 홀로 쓸쓸하게 시들어 가고 나는 종내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채 그대를 보낼 것이다. 마침내 떠나는 그대를 배웅 하고 난 뒤에야 외로움에 떨며 ..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6.26
나는 일꾼이다!(12.06.13)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남없이 모두 살기 고단한 요즘인데, 나만 유난 떨며 징징거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나 어떤 식으로든 고단함을 토로하고 어리광이라도 부려봐야 조금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수업공개일이고 제가 주무자네요. 이런 저런 ..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6.13
단비(12.06.08) 마음에도 후두둑후두둑 굵은 비가 내리고 쏴아 비바람도 몰아치고 흑흑 젖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든 오늘은 행복할 작정이다. 비에 젖은 꽃들이 어여쁘니, 나는 분명 행복한 것이다.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6.11
적막이 뉴스인 요즘(12.06.08) 참으로 오랜 만에 시원하게 비가 내렸고, 비 개인 후 창 밖 저만치 보이는 논마다 물이 하얗게 가득해 마음도 모처럼 넉넉해 진 듯한 기분입니다. 내 작은 텃밭의 기아같은 아이들도 모처럼 배가 부르겠습니다. 요며칠 참 각박하게 살았습니다. 아직도 불행처럼 한꺼번에 들이닥친 일들이..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6.08
실낱같은 초승(12.05.24) 하늘에 실낱같은 달이었다. 낮과 밤의 경계 속에서 마음의 정처를 몰라 잠시 발을 멈춘 사람이 아니라면 존재를 알지 못할 미미한 달이었다. 하늘이 아직은 어둡지 않고 여린 달은 제 빛을 찾지 못하여, 창호지처럼 창백한 저녁, 나는 어쩌면 가던 길 어디에서라도 나를 멈추고 초승이 질 ..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5.24
승복하겠소. 그대가 보는 모습이 나요(12.05.03) 뒷통수를 볼일이 있었다. 귀 밑에 제법 눈에 띄는 점이 있는 것을 알았다. 이 나이 되도록 모르던 사실이다. 혹시 이산가족 찾기라도 해서 귀 밑에 점있는 여자 나오시오 하면 나는 모르쇠가 될뻔 했다. 그러고 보니 늘 내 고집에 세상을 묶어매고 세상이 내 말 안듣는다고 화를 냈었는데, ..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5.03
낙화(12.04.23) 출근길 신호에 걸려선 조바심에 손끝으로 핸들을 두드리고 있는데 차창에 내리는 꽃잎이 한점, 두점, 세점... 우리의 화양연화가 지고 있는데 아직도 이렇게 서두를 일이 있느냐고 묻는 듯. 세상이 미친듯 아름다운 동안 나는 아연했던 것 같다. 눈시울이 뜨겁기도 했던 것도 같다. 내 생..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4.23
복숭아꽃 (12.04.22) 잠깐 들른 까페 앞에 복숭아꽃이 활짝 피어 있데요. 보다시피 이렇게 발그레하게 너무 고와, 여자의 볼이 이렇게 물들면 안된다고요? 후후 그래도 이렇게 고운 여자한테 매혹되어 신세 한번 그르쳐 보는 것도... 정말 형언할 수 없게 아름답습니다. 빗줄기에 조금 후달리긴 했지만 말입니..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4.22
자포자기(12.04.19) 대문 없는 길가 집처럼 초라한 속내를 다 보이며 사는구나. 마음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그러거나 말거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 방만하니 퍼져선 지나치는 이들에게 무심한 눈길이나 툭툭 던지고 있다. 다시 새겨볼 마음 2012.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