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은 초승

공사 중이라 단칸방에서 생활한지 여러날이다. 물론 두 마리 냥이들도 포함해. 구름이가 숫놈, 제니가 암놈인데 구틈이가 중성화 수술을 한 탓인지는 몰라도 그간 제니가 곁에 오지도 못하게 했는데 요며칠 둘사이가 조금 달라졌다. 싸움도 없어지고 심지어 하나 뿐인 창턱을 나..

집안 공사중이라 생필품만 들고 좁은 집 유랑 중이다. 공사 닷새 만인 오늘. 마침내 우리 냥이들이 피난살이에 완전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에는 밖에서 발자국 소리만 나도 혼비백산,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 종일 나오지 않던 녀석들이 이젠 절단기 소음이며 타카 소..

이 지긋지긋한 관심. 제니는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나는 구름이도 짠해 죽겠다. 내 보기엔 저건 사랑이다. 사랑에 대해 숙맥인 우리 구름이의 못난 사랑이다. 제니는 질색을 하지만, 구름이는 집요하게 제니만 쫓아다니고 가서는 싸대기를 휘두르기도, 처맞기도 한다. 무관심할수도 없고..

어쩌다 보면 구름이가 거실 한 가운데 큰댓자로 얼음으로 누워있다. 스킨십을 싫어하지만 내 시선 밖을 벗어나는 적이 거의 없다. 늘 내 언저리를 맴돈다. 츤데레다.

백설처럼 새하얀, 훈훈한 미남 구름이와 개성만점 미모?의 제니. 구름이가 애닳아 쫓아다니는데 앙칼지게 거부하는 제니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콧대.

고양이와 사랑에 빠져 사는 나에게 큰 애가 준 선물. 도안한 이의 유쾌하고 반짝반짝한 아이디어에 감사. 광화문에서 전국고양이노동조합 깃발을 보고 연대의식 팍팍 고양되었드랬는데 참집사 뱃지 마침내 득템햄네요. 참교육은 못해 후회스럽지만 이제 참집사로서 자연과 생명을 귀히 ..

새로 냥이를 들였다. 딸아이 단골 고양이 카페가 폐업하면서 단골인 딸에게 데려 갈테냐고 해서 그러마 했고 해서 이 아이는 서울에서 부여까지 먼 길을 오게 된 것이다. 이름이 제리라는데, 암컷이란 게 믿어지진 않지만 암튼 암컷이라는데 제리라니. 고심 끝에 정체성의 혼란을 고려하..

집회에 가면 참 재미있고 기발한 깃발들을 종종 보는데, 고양이 집사로서 이 깃발은 특히 각별했다. 나는 과연 참집사인가 ㅋ. 이제 노동조합 가입자격도 없는데 고양이 노동조합에나 들어 볼까나.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29800045 위협하는 고양이 겁 먹은 고양이 공격을 나타내는 고양이 눈 불안함을 나타내는 고양이 귀 편안한 상태의 고양이 귀 하악질 하는 고양이 불안함을 나타내는 입술을 핥는 행동 메롱~흡족함을 나타내는 행동 화가 난 고양이 그루밍하는 고양이 아이구..

냥이를 모시고 사는 집사들은 이런 호사가 있다. 요즘은 개냥이들도 많다는데 우리 구름이하고는 거리가 먼 얘기다. 그렇게 지성으로 모시고 애정을 갈구하건만 구름이한테 이쁨 받기가 치사할 정도다. 구름이가 나를 어찌 대해도 나의 사랑이 변치는 않지만 가끔은 애가 닳아 안달복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