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밤, 무량사(17.5.3)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며 존재에 대한 절벽같은 절망을 직면하곤 하지만, 천생 오만방자하게 타고 났는지 신에 의탁해 볼 생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 신이 좋고 나쁨이나 유용, 무용의 까닭이 아니라 어쩌면 나는 삶과 끝없이 싸우고 심지어 다치는 것에도 아픈 쾌감을 느끼기 때문인 ..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5.06
아쉽고 또 아쉬운 세월 - 벌써 푸르른 궁남지(17.4.19) 세월의 속도는 주관적이다. 가장 속도감에 어지러워지는 때가 이맘때인 듯 하다. 금세 꽃피고 꽃지고 푸른 연무처럼 봄기운이 감돌다가 조심조심 잎이 눈을 틔우고 순식간에 푸르름이 진해지고... 이렇게 봄은, 시간은 간다. 그 낙화유수의 절감, 푸른 물 뜩뜩 듣을 듯한 생명의 빛깔을 앞..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4.21
매일매일 궁남지 사진-물리지 않죠?(17.4.6) 그제 와서 보고, 하루 거르고 오늘 보니 이제 연초록 세상이다. 여기서 잠시 변화의 진행을 멈추는 자연의 너그러운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경치도 아름답고 저녁 공기도 딱 좋게 선선하고 상쾌해서 산책하러 나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두 무리 일터에서 바로 나온 복장의 사람들(양복..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4.07
궁남지의 관찰일지라도 써야 할까(17.4.3) 궁남지에 사람이 부쩍 늘었다. 산책객이랑 사진 찍는 이 해서 여나믄 명은 족히 되었다. 날로 싱그러움이 더해 가고 있다.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4.04
궁남지, 사흘 간의 봄의 추이(17.3.28-30) 궁남지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다. 마치 고속촬영 한 다큐멘터리의 클립 클립을 보듯, 저녁에 나설 때마다 푸르름이 다르다. 황량한, 궁남지에 깃들어 사는 새들조차 추워보이던 때가 얼마전이었는데, 이제 버드나무 가지는 푸른 비처럼 싱그럽고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수로에서 먹이활동..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3.31
궁남지-봄인 거지요?(17.3.13) 이제 누가 붜래도 봄인 거지요. 버드나무 가지들을 보면 한껏 봄빛을 머금은 걸요. 머잖아 한순간 궁남지의 대기는 온통 푸른빛으로 물들 겁니다. 해질 무렵, 궁남지를 걷습니다. 팔천 걸음 쯤 걷고 나면 어둑합니다. 걷다보면 물가에 나와 깃에 부리를 묻고 잠을 청하는 오리들을 자꾸 훼..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3.14
꽃샘바람 부는 궁남지(17.3.7.) 아침에 창밖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집뒤 마른 잡초 위에 설핏 가볍게 앉은 정도가 아니라 제법 두툼하게 내린 것이었다. 이게 웬일이라니. 창 밖을 하염없이 내다보고 있는 눈처럼 하얀 구름이 곁에 쪼그리고 앉아 나도 창밖을 보았다. 바람이 거세.. 여행(우리나라)/아름다운 부여 201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