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사는 이유(15.04.13)

heath1202 2015. 4. 13. 15:02

기쁨은 의지로 삼기에는 너무 인색하고

고통은 일상이 되어도 내성이 생기질 않는다

예를 들어 외로움이 그렇다

내 기억 속의 외로움이란 

잠시도 한갖지게 내려 놓은 적 없는

만성 위장병 같은 동반자였으나

외로움의 싸늘한 한기가

시간을 장복한다고 조금도 덜어진 적이 없다

 

내가 감히 벙글어지는 행복을 꿈꾸기라도 했겠는가

내 생에 할당된 메뉴는 내가 잘 안다

그저 삶을 갉아 먹지나 말았으면 하는 만큼의 근면과 

스스로 삶을 무너뜨리는 비겁 만은 피할 수 있을 만큼의 투지

내 삶에 떨지 않을 만큼의 미적지근한 희망을 바란 게 다다

 

행복이란 게 꿈을 꾸지 않아도

생각 만으로 이미 불온한 시대에

숨 고를 겨를 없는 이 지난한 악전고투

사막같은 삶의 황막함 속에서

이를 악물고 풀어내야 할 삶은

결국 어떤 진실을 드러낼 것인가

 

사는 데 지쳐 생 앞의

시간을 살해하고 싶은 날이 없지는 않다

다만,  제대로 대적 한 번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