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몇 쯤은 나를 부러워 좀 해 주렴
나는 이제 꽃구경 갈 거란다
봄이니 봄의 사람이 되어
삶에 털끝 만한 의심 없이
봄에만 휘둘려 살아볼 테다
봄바람에 불리고 봄꽃에 취하고
봄볕을 희롱도 해 볼 테다
봄을 사는 목표를 확고히 세우고
너무도 찬란할 봄을 만만히 살아내 볼 테다
산수유랑 매화랑 이른 봄꽃 늦은 봄꽃
분분히 피고 지는 설운 봄날을
나는 꽃잎 한장한장 똑똑히 목도할 테다
방자하게 내 앞의 봄을 움켜
내 살아야 할 이유를 백 가지도 더 준비할 테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뼈시리게 외로운 겨울날에도
나는 내 기고 만장하던 봄날의 의기를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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