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폭우 그친 아침 넋두리(15.9.)

heath1202 2015. 10. 6. 14:36

울지 말아라

 

나 또한 간밤 풍파에 두드려 맞은 듯 쓰리고 아프다

 

우리에게 충일의 때가 몇 번이나 있었던가

 

있기는 있었던가

 

아픈 살끼리 부대껴 본들 지난한 인내의 보람이 있을 리 없다

 

잘 가라

 

솔잎 끝 아침 햇살에 거짓말처럼 낭랑한 물방울,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느냐고 묻는다

 

희망이 더 고단한 나는 그 밖에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대답한다

 

 

* 어느 밤에 거세게 비가 왔다.

  햇살이 사기처럼 빛나는 아침이었고,

  솔잎 끝 물방울이 배신감 느껴질 정도로 영롱했다.

  아마 9월 초 쯤의 묵은 메모를 찾아 옮겨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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