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회피(15.6.29)

heath1202 2015. 6. 29. 15:14

나는 근심 없는 짐승처럼 자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툭툭 걷어 차여도 자고

밤이 깊은지 얕은지 생각 않고 자고

남들이 외로이 밤을 밝히는지 나처럼 안녕한지

아랑곳 없이 자고 배고프도록 자고

누군가 내 자는 등짝을 후려치고 싶어 한다면 더더욱 모른 척 자고

나는 그래야 살 것 같고

그래야 내가 누군가의 등짝을 후려치지 않을 거고

본디 그러한 인간에 대한 부질 없는 미움과 경멸을 잊을 수 있을 테고

그렇게 나를 구슬려 시간이 흐른 뒤 또 인간에 대한 헛된 기대를 되살릴 테고.

 

 

 

 

'다시 새겨볼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속적으로 2(15.6.30)  (0) 2015.06.30
추억이 폐허여서는 안되겠지(15.6.27)  (0) 2015.06.29
좋은 시를 읽는 밤(15.6.26)  (0) 2015.06.26
풀꽃을 꺾다(15.6.23)  (0) 2015.06.23
저녁 산책(15.06.16)  (0) 201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