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일이 아주 의미 없는 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해걸음 녘을 잠깐 언덕에 올라 서성였다
긴 그림자를 앞세우고 뒤세우며 느릿느릿 걷거나
하루의 마지막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에 눈을 홀리거나
저녁 바람에 수런대는 나무잎 소리를 숨죽여 들으며
내가 누군가를 굉장히 그려 기다리는 기분이었다
그리웠지만 기실 내가 그리운 건 네가 아니었다
나는 단지 해걸음이면 허청이며 서성이는
가슴 서늘한 사람 하나가 그리웠을 뿐
애써 네게 의미 둘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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