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참 힘든 새 날(15.6.5)

heath1202 2015. 6. 5. 16:27

새날이라고 생각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더워진 거 말고는

초여름의 심상한 아침이었지만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 사람처럼

나는 새 아침의 다짐을 해 보았다

지난 밤에 울먹이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불현 내 삶의 온갖 지리멸렬한 슬픔이

허무의 공허한 자유를 뒤통수 치며 용트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사랑도 잃고 의지가지 없어서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인간 같았다

깨어 맞은 새벽은 담담했으나 단호해서

나는 어쩌면 새 사람이 될 듯도 싶었다. 

하여 채 기쁘지는 않았으나 새 사람답게

창세기를 열듯 시 한편을 읽었다

하지만 새날의 장한 마음은 좀체 들지 않고 

시를 쓴 장년의 사내는 나보다 백배는 지쳐있어서

나는 사는 일이 본디 다 슬프구나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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