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남자 하나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의 슬픔을 다는 모르고
그가 말한 만큼만 안다
그의 슬픔이 말보다 클지
말이 슬픔보다 큰건지는 알지 못하지만
야윈 어깨 위 그의 슬픔이 남의 몇 곱절인 건 알 수 있다
도깨비처럼 안개에 젖어 헤매는 걸 보면
짐승의 눈이 하는 얘기를 알아듣는 걸 보면
초 하나가 다 녹도록 울고도 속울음이 남는 걸 보면
궁상스런 삶에 기어코 가여운 마음 한 조각 내어주는 걸 보면
그는 세상에 없이 착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나는 마지막 사랑처럼 진실해져 그를 사랑한다
설령 낙수처럼 흔하게 눈물을 흘린다 해도
그가 슬퍼 우는 나의 눈물은 싱거워지지 않으리라
맨 처음부터 맨 마지막까지 그는 나의 슬픔이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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