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정념이 끓고
그리운 게 많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세월이 갑옷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관성이나 습관의 딱지 정도는 되어
일상의 웬만한 소요 쯤 무감하니
아둔의 평화를 누려야 옳을 터인데
기력 잃은 노쇠의 정신과 육신이
내리는 빗줄기 쯤에도 마음을 다쳐가며
밤내 욕망의 하중에 헐떡이는 때가 있다
세월을 장히 잘 견뎌낸 공으로
제법 강단있는 신념의 기둥에
소박하고 간결한 일상의 소망으로 지붕을 얹어
고른 숨결의 바람, 소탈한 한 줌 볕을 희롱도 하고
평생을 빚 진 웃음 갚아가며 살면 딱 아름답다 할 것을
여전히 마음은 사위가 어수선한 채
잠 한 번 길고 적막하게 청하길 설어한다
아직도 삶에 들떠 내닫고 싶은 때가 드물지 않다
때로는 그 감정의 치장이 볼 낯 없다
부끄럽기가 덕지덕지 하얗게 처바른 분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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