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다 고단한 탓이다(15.4.24)

heath1202 2015. 4. 24. 12:37

사랑도 일없을 만큼 지치는 날이 있다

기운 다 빨리고 영혼이 빠져나가

낡은 넝마 꼴로 바닥에 널부러진 제 꼴을

구경꾼처럼 물끄러미 보고 있을 때가 있다

인정없는 누군가 날더러 보라고 던져놓은

저것,이 나다

내 삶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회생의 가망 없는 몰골을

지켜보는 일 뿐

안타까움도 슬픔도 없이.

 

누가 내 삶을 저리도 험히 다루었을까 

인생이 도리 없이 영영 그 꼴인 건 아닐까

코 앞에 알랑이는 미끼나 쫓아

평생을 할딱이다 고꾸라지는 건 아닐까

결국 모든 꿈은 백일몽이었던 걸까

 

한참을 살고 난 내 앞의

꺽꺽 울고 싶게 못난 삶의 축적,

내 비루한 삶의 증거

이제 내 삶을 거진 다 써버린 듯 하다

그만, 삶을 너무 들여다 보진 말 일이다

 

천지에 푸른 잎이다